◀ 앵커 ▶
서울여대 학생들이 성추행으로 징계를 받은 교수에 대한 추가 징계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해당 교수가 이 사안 공론화에 나선 학생들을 고소하면서 반발은 더 거세지고 있는데요.
일부 학생들은 '스프레이'로 학교 곳곳에 항의 문구를 적는 시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송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여대 학생 5백여 명이 경찰서 앞을 가득 메웠습니다.
"학생을 고소하는 대학교수 웬 말이냐!"
학생을 성추행한 인문대 교수에게 내려진 '감봉 3개월' 징계가 '솜방망이'라는 대자보를 붙인 데 대해, 해당 교수가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분노한 학생들이 모인 겁니다.
[서울여대 학생]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 낸 학생들에게 무슨 죄가 있다는 말입니까?"
해당 교수의 연구실에는 계란과 밀가루·고추장이 던져졌고, 캠퍼스 곳곳에는 '성범죄자는 나가'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졌습니다.
해당 교수는 비대면 강의로 전환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고, 학교 측은 외부 법률전문가가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렸지만, 학생들은 학교의 대응이 여전히 소극적이고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 (음성 변조)]
"1차적으로 학생을 고소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본인의 범죄 행위를 부인하는 행위라 느껴져서 너무 화가 났었고요. 2차적으로는 제 스스로가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어요."
결국 귀닫은 학교에 분노와 항의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래커 스프레이 시위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서울여대 학생 (음성 변조)]
"학교 본부 측에서 계속 대답을 안 했다는 것, 그게 좀 핵심인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이제 래커 시위를 하고 나서야 이제 입장을 낸 거잖아요."
반면 학교 한켠에서는 시위 방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시위의 이유는 다르지만, 동덕여대에서도 일방적인 남여공학 전환 추진에 대해 항의에 나선 학생들이 학교 시설물을 래커 스프레이로 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학교 건물까지 훼손하면서 시위하는 건 오히려 일을 키우는 것 같다" "학교 측에 화가 나지만 흑백으로 갈라치는 방식은 잘못됐다"는 말도 나옵니다.
동덕여대나 서울여대 학교 측은 사태해결과 별개로, 시설물 훼손에 대해선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갈등이 증폭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정훈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이지영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송정훈
경찰서 앞에 모인 여대생‥'붉은 시위'에 멍든 대학가
경찰서 앞에 모인 여대생‥'붉은 시위'에 멍든 대학가
입력
2024-11-19 20:17
|
수정 2024-11-19 20:55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