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국과 협상 갈 데까지 가봐"‥트럼프 향한 첫 메시지?

◀ 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뒤 처음으로 북미 대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과 협상을 할 만큼 했지만 적대적 대북 정책만 확인했다"라는 발언을 언뜻 보면, 트럼프 당선 이후 나오고 있는 북미대화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보입니다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대화의 조건을 먼저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세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평양에서 열린 무기 전시회장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

이례적으로 과거 진행된 북미 회담을 언급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협상을 할 만큼 했지만 확인한 건 공존 의지가 아니라 침략적이고 적대적인 대북 정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소리]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정책…"

2018년 싱가포르, 이듬해 베트남 하노이, 그리고 남·북·미 정상이 함께 만난 판문점 회동까지, 세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별 성과 없이 끝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 발언은 트럼프 당선과 함께 제기되고 있는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힌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표면적으로는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한 것처럼 보이지만, 뒤집어보면 대화 재개의 조건을 제시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하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거란 얘기입니다.

발언에 원색적 비난이 없는 것도 트럼프 당선인을 염두에 둔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적대시 정책 선 철회라는 협상 재개 조건을 다시 부각시킨 측면이 있고, 이는 곧 트럼프 차기 행정부를 압박하는 메시지를…"

북한이 무기 전시회에서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와 극초음속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무기를 대거 공개한 것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핵무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홍 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만큼 핵무기를 고도화 시켜놓았기 때문에 더 이상 되돌리기 어렵다는 불가역성을 강하게 메시지화 시키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대북 압박을 위해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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