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 정부는 "잘못한 게 없다"라면서 오히려 한국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는데, 그럼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공식적으로 문제를 삼기는커녕, 추도식에 불참한 것도 항의의 의미는 아니었다는데요.
심지어 "일본이 약속을 어긴 것 아니냐"고 묻자,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며 도리어 일본을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조의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늘 오후에 열린 외교부 기자단 브리핑.
몇 시간 전 일본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한국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지만, 우리 외교부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정부 차원의 항의나 유감 표명 계획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외교부는 "검토 중"이라며 "오늘은 입장을 낼 것 같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반성이나 사죄가 담기지 않은 일본 측 추도사에 대해서도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당시의 약속을 일본이 어긴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약속을 어긴 것인지에 대해 찬찬히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추도식 불참 결정은 일본에 대한 항의의 의미는 아니며, 단지 "협의할 시간이 충분치 못해서였다"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 대표로 극우 인사가 참석하고, 추도식에서 강제 노동에 대한 반성이나 사죄가 전혀 없었는데도, 문제 삼을 것도, 항의할 것도 없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인 겁니다.
이런 우리 정부의 태도가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취재진이 지적했지만, 외교부는 "충분히 알고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야권에선 '해방 이후 최악의 외교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대한민국 정부 스스로 일본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한 최악의 외교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국민의힘도 이번 사태가 명백한 외교 실패임을 부정하지 못했습니다.
[추경호/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와 같은 결과가 우리 외교 당국의 안일한 태도 때문은 아니었는지 겸허한 반성과 점검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을 불문하고 그동안 일본의 교과서 왜곡이나 지도층의 야스쿠니 참배 등 과거사 문제가 불거지면, 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외교관을 초치하는 등 신속하고 강경하게 대응해 왔습니다.
최악의 수모를 당하고도 침묵 중인 우리 외교당국의 태도가 더욱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영상편집 :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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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의명
'적반하장' 일본에 입 다문 정부‥'굴욕외교' 어디까지?
'적반하장' 일본에 입 다문 정부‥'굴욕외교' 어디까지?
입력
2024-11-25 20:22
|
수정 2024-11-2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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