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계엄을 빙자한 친위 쿠데타를 막아내고 반전을 이뤄낼 수 있던 원동력은 평범한 시민들에게서 나왔습니다.
곳곳에서 국회로 달려 나온 이들은 계엄군의 국회 진입에 저항하며 경비대와 몸싸움을 벌였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에는, 환호하면서도 상황을 직시하며 동이 틀 때까지 국회 앞을 지켰습니다.
이해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자 경찰들이 국회 정문을 차단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막으려는 시민들과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너네들 뭔데 잡는 거야? 너네가 뭔데 막아? 비켜! 너네들 반역자들이야!"
급기야 경비대가 철제 바리케이드를 치자, 시민들은 급하게 준비해 온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칩니다.
"독재 타도 계엄 철폐! 독재 타도 계엄 철폐!"
계엄군 헬기까지 국회 상공을 배회하는 가운데 시민들과 출입을 막는 경찰 사이 충돌도 거세집니다.
"문 열어! 문 열어! 열어라! 열어라!"
국회 출입 통제 전 안으로 들어간 시민들은 본관 앞에서 계엄군을 막아서며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자 태극기를 들고 막아섭니다.
출입이 통제된 국회 밖에도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시민들이 몰려듭니다.
"계엄 철폐 독재 타도! 계엄 철폐 독재 타도!"
[박재호]
"국민들을 잠도 못 자게 하고 이렇게 불안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자기가 다 잘못해놓고 모든 것을 국민들에게 거꾸로 뒤집어씌우는 것…너무 그냥 참담하고…"
끊임없이 구호를 외친 지 2시간 반 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에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환호는 곧 분노로 변했습니다.
"윤석열을 체포하라, 윤석열을 체포하라!"
시민들은 국회 앞 도로에서 경찰버스를 둘러쌌고, 장갑차를 막아서기도 했습니다.
장갑차는 복귀 중이라는 팻말을 내걸고서야 간신히 시민들 사이를 떠났습니다.
[윤미숙]
"무기를 들었습니까? 뭐 했습니까? 아무것도 안 들고 있는 국민들한테 장갑차 보내서…국민들하고 전쟁 선포한 것과 똑같은 거 아니냐고요."
[박신동]
"자발적으로 나온 시민들을 보니까 정말 대한민국 아직 살아 있구나…그리고 윤석열 정부 내려와야 국민들의 속이 편할 것 같습니다."
믿을 수 없는 초유의 비상계엄을 함께 모여 막아낸 시민들은 아침이 올 때까지도 국회 앞을 지켰습니다.
MBC뉴스 이해선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전인제·이준하 / 영상편집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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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해선
비상계엄사태에 국회 달려온 시민들‥군경 맞서 "계엄 철폐 독재 타도"
비상계엄사태에 국회 달려온 시민들‥군경 맞서 "계엄 철폐 독재 타도"
입력
2024-12-04 19:08
|
수정 2024-12-0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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