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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공격 안 돼!" 당부한 장교 아버지‥'해제 안 됐으면 어쩔뻔'

"민간인 공격 안 돼!" 당부한 장교 아버지‥'해제 안 됐으면 어쩔뻔'
입력 2024-12-06 20:28 | 수정 2024-12-0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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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내란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과거 참담했던 군사정변을 떠올리는 시민들의 충격은 더해지고 있습니다.

    만약 그날 밤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면 어땠을지,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들이 많은데요.

    비상계엄령이 내려졌던 당일 황급히 군장교 아들에게 전화해 '절대로 민간인을 공격하지 말라'고 당부했던 아버지의 통화내용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인 지난 3일 밤.

    전방의 한 부대에서 복무중인 현역 장교에게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장교의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아들]
    "너 지금 출동명령 내려왔어? 어떻게 됐어?"

    숙소에서 자다가 비상출근 명령이 내려져 급히 부대로 복귀한다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목멘 소리로 안전을 당부했습니다.

    [아버지-아들]
    "너 잘 들어. 잘 들어야 돼. 네 목숨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고"

    뒤이어 이어진 아버지의 단호한 목소리.

    절대로 민간인을 공격해선 안 된다는 거였습니다.

    [아버지-아들]
    "두 번째는 민간인을 공격하거나 살상하는 행위를 절대 하면 안 돼 알았어?"

    아버지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합니다.

    [현역 장교 아버지]
    "아들 생각 딱 나고 오금이 저렸다니까요. 야, 이거 큰일 났다. 진짜 모르니까 이게 애 목소리라도 남겨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녹음한 거예요."

    혹여나 아들이 시민에게 총을 겨누지는 않을까 걱정돼 실탄이 발사되지 않는 방법까지 알려줬다는 아버지.

    [현역 장교 아버지]
    "만에 하나 실탄을 지급하면 소총의 공이를 빼라. 그걸 빼면 총알이 안 나가요. 그리고 소대원들한테 실탄이 나가면 애들 다 공이 빼서 니가 갖고 있어라."

    이토록 아버지를 두려움에 떨게 한 건 과거 참혹했던 쿠데타의 기억이었습니다.

    과거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눴던 계엄군이 혹시나 내 아들의 모습이 되지는 않을까 두려웠던 겁니다.

    [아버지-아들]
    "너 계엄 시에 군대가 얼마나 무서운 줄 알지? <네>"

    언론사와 출판사를 점령한 채 기사 한 줄, 책 한 페이지까지 검열하며 빨간줄을 그어대던 계엄군의 모습.

    무장한 군인들이 곳곳에서 시민의 자유를 박탈하고, 영장도 없이 체포돼 어디론가 사라지던 참혹한 기억.

    만약 그날 밤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면 지금 모두 그대로 재현돼 있을 상황입니다.

    시민들은 혹시나 이런 무도한 일이 반복돼 또다시 소중한 자유와 인권을 박탈당하지는 않을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편집: 임혜민 / 자료조사: 조유진, 장서윤, 송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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