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한덕수 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담화 어떻게 봐야 할지 정치팀 나세웅 기자와 더 뜯어보겠습니다.
나 기자, 정부 여당이 여전히 '질서있는 퇴진'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 담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기자 ▶
네. 한마디로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기대 이하의 담화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당초 6개월이든 1년이든 최소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시한을 정하고 국민 설득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 부분이 빠졌습니다.
한동훈 대표가 주장했던 내각 총사퇴는 사라졌고 형식적이나마 야당을 향한 제안도 없었습니다.
국회 출입기자들이 모여있는 국회 소통관에선 "기사에 쓸 알맹이가 없다"는 반응까지 터져 나왔습니다.
또 임명권, 외교권, 군통수권을 가진 현직 대통령이 '2선 후퇴'를 할 수 있는 법적 현실적 방안이 있느냐는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문구가 적힌 명패를 집무실에 놓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통령제는 국정 운영의 최종 판단을 내리는 1인을 뽑아서 정하는 제도이고, 그런 권한을 누군가에게 자의적으로 위임할 절차는 존재하지 않는 겁니다.
당장 한 외신 기자가 대통령실에 '지금 이 순간 누가 나라를 책임지고 있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는데요.
야권은 '조기 퇴진'이라더니, 여론의 소나기를 피해 시간만 끌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앞으로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가 문제인데, 지금 야당에서는 이번 주에 탄핵안을 다시 내겠다고 했잖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오는 11일 임시 국회가 열리는 대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다시 발의하기로 했습니다.
동시에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까지 수사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내란 특검법을 바로 내일 오전에 발의하고 이번 주 내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속도전에 나선 야당과 달리 정부 여당은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국민의힘은 "탄핵은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증오와 혼란의 길"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국정혼란의 책임을 야당의 탄핵 공세에 돌리려는 듯한 발언도 조금씩 나옵니다.
여당이 '질서있는 퇴진'을 명분으로 시간을 벌면, 야권 지도자들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장 오는 12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입시비리 혐의 대법원 선고가 있고요.
이달 시작된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2심도 빠르면 석 달 내 선고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마냥 정부·여당 편만은 아닌데요.
당장 밤사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검경의 비상계엄 수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비상계엄과 군 투입 경위가 드러날수록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의 신분을 유지하면서 검경의 수사를 받는 초유의 장면이 생중계되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과연 한동훈 대표가 내놓은 '질서있는 퇴진'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 앵커 ▶
그렇습니다.
질서있는 퇴진.
질서라는 것도 어느 정도 선이 있잖아요.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말하는 질서인지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나세웅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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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나세웅
시기도 못 정한 '질서있는 퇴진'‥장기전 노린 승부수 통할까?
시기도 못 정한 '질서있는 퇴진'‥장기전 노린 승부수 통할까?
입력
2024-12-08 19:14
|
수정 2024-12-0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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