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고성 계엄을 했다고 주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급히 소집했던 국무회의 정황이 추가로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경제부총리와 외교부 장관에게 부처별 준비할 사안을 미리 문서로까지 만들어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에 대해 야당은 "야당을 향한 경고성 2시간짜리 계엄이라더니, 조치사항 문서까지 미리 준비하느냐"며 비판했습니다.
신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전, 한덕수 국무총리와 장관들은 이유도 모른 채 대통령 집무실로 불려 갔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게 당시 불려 간 장관들의 공통된 진술입니다.
특히,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문서를 건넸다고 국회에 나와 증언했습니다.
[최상목/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통령이 들어가시면서 제 이름을 부르시더니, 저를 이렇게 보시더니 아 '저 참고자료, 이거 참고하라'고 하면서 하니까 옆에 누군가가..."
[조태열/외교부 장관]
"'비상계엄을 선포를 할 생각이다'라고 대통령님이 저에게 말씀하시면서 종이 한 장을 주셨습니다."
비상계엄을 위해 조치해야 할 지시사항이 미리 문서로 준비돼 있었다는 겁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그 속에는 외교부 장관이 취해야 할 조치에 관해 간략히 몇 가지 지시 사항이 있었고요."
특히, 최 경제부총리는 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지시였다고 기억했습니다.
[최상목/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제가 기억하기로는 이 비상계엄 상황에서 재정 자금을 이렇게 유동성 같은 거 확보를 잘 해라. 이거 그 문자만 기억납니다."
야당 의원들은 즉각 "야당에 대한 경고성 2시간짜리 계엄인데 유동성을 확보하냐"며 "장기간 계엄을 계획해 놓고, 윤석열 대통령이 또 거짓 해명을 했다"고 질타했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통령은 이걸 금방 끝낼 생각이 아니었던 거예요. 복안이 이미 머릿속에 있었고, 문건까지 작성했고, 해당 장관들에게 배포한 겁니다."
국무회의 참석자들은 "당시 윤 대통령이 '자신의 판단'이라며 비상계엄을 선언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대한민국이 70년간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고까지 고언했지만, 윤 대통령은 '지금은 무를 수 없다'며 비상계엄을 선언하러 회의실을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김해동 서현권 / 영상편집: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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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신수아
"2시간짜리 계엄"이라더니?‥"윤 대통령, 문서로 '유동성 확보' 지시"
"2시간짜리 계엄"이라더니?‥"윤 대통령, 문서로 '유동성 확보' 지시"
입력
2024-12-13 20:47
|
수정 2024-12-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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