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강연섭

12·3 비상계엄 그 밤, 국민의힘 대화방 봤더니‥

입력 | 2024-12-19 20:18   수정 | 2024-12-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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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는 즉시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막아냈습니다.

여당 국민의힘 의원은 108명 중 18명만 표결에 참여했고, 여당의 혼선은 두고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담긴 국민의힘 의원들 단체대화방 내용을 살펴봤더니 집결 장소를 놓고 혼란이 생기자, 의원들이 ″추경호 원내대표가 직접 말씀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상하게도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는 대화방에서 아무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강연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

첫 반응은 내일로 예정됐던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 일정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어, ″민주당이 바로 국회를 소집한다″며 대응책을 묻거나, ″계엄으로 국회를 해산시키려는 거냐″는 우려도 이어졌습니다.

의원총회 소집 요구도 이어졌는데,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는 40분이 지나서야, 이 단체대화방이 아닌 문자메시지로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연다고 공지했습니다.

하지만, 1분 뒤 국회 출입문이 폐쇄됐으니 당사로 모이자는 제안이 올라왔고, 6분 만에 추 원내대표는 이번에도 대화방이 아닌 문자메시지로 의총 장소를 바꿉니다.

비상계엄 선포 약 1시간 뒤인 11시 24분, 현역 의원이 아니어서 이 대화방에 참여 못한 한동훈 전 대표는 ″즉시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민주당은 담을 넘어서 국회에 들어간다″고 전했습니다.

[박상수/국민의힘 대변인 (지난 5일, MBC ′뉴스외전′)]
″한 대표께서 ′국회로 가자′ 해서 그분들과 같이 갈 때 갔습니다. 우리 당 의원도 한 십수 명이 있었고…″

추 원내대표도 ″국회로 모이자″고 이번에도 문자를 통해 공지했는데, 의원들은 장소를 되묻거나 국회가 통제된 상황을 공유하며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지 묻는 대화가 오가며 혼란이 계속됩니다.

0시 3분, 추 원내대표는 이번에도 문자로 ″국회가 통제됐다″며 의총 장소를 다시 당사로 바꿉니다.

대화방엔 ″집결장소를 명확히 해달라″, ″추 대표가 직접 말씀해달라″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지만, 추 원내대표는 대화방엔 답이 없었습니다.

결국, 계엄군이 국회 본청에 진입했고, 국회 주변을 시민들이 에워싸면서 의원들이 ″국회로 들어갈 수 없다″, ″자신은 당사로 왔다″는 대화가 이어집니다.

″군인들이 총을 들고 국회에 진입했다. 원내대표실 있지 말고 본회의장으로 와 달라″는 요청도 올라왔지만, 추 원내대표는 아무런 답을 안 한 채, 원내대표실을 지키며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추 원내대표는 앞서 의원총회 혼선에 대해 ″이미 국회가 봉쇄돼 벌어진 일″이며 ″표결에 불참한 건 자신의 판단이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왜 대화방에 글을 남기지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 추경호 전 원내대표 측은 ″당시 의원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문자도 발송하고 있었다″면서 ″대화방에 글을 안 적었다고 비판하는 건 억지″라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영상취재: 김해동, 이지호 / 영상편집: 문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