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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녹음한 교사 폭언‥"학대 증거로 못 써"

몰래 녹음한 교사 폭언‥"학대 증거로 못 써"
입력 2024-01-12 06:45 | 수정 2024-01-1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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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웹툰작가 주호민 씨가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면서,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했던 일이 있었는데요.

    앞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이 몰래 녹음한 건 증거로 쓸 수 없다며, 처음으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주호민 씨 관련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김상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한 초등학교 3학년 교실.

    학기 초부터 여러차례 담임 선생님이 전학생을 꾸짖었습니다.

    "짐승 같은 인간", "구제불능", "뇌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하다", "맛이 갔다"… 폭언 수준의 꾸지람은, 학생 가방에 숨겨진 녹음기에 고스란히 녹음됐습니다.

    '1~2학년 제대로 나온 거 맞냐' 이미 한차례 심하게 혼났다는 얘기를 들은 학부모가 몰래 녹음기를 숨겨둔 겁니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교사의 재판에선 몰래 녹음한 이 파일을 증거로 쓸 수 있을지 쟁점이 됐습니다.

    항소심은 "학생과 동일시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인 부모가 학대를 막기 위해 녹음한 것"이라며 녹음을 증거로 인정해 교사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다른 사람끼리 대화를 몰래 녹음한 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을 뒤집은 겁니다.

    위장 녹음기 제품까지 팔리는 현실에서, 대법원이 처음으로 몰래 교실에서 녹음한 파일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겁니다.

    작년 8월 유명 웹툰작가 주호민 씨는 자폐증을 앓는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교사 발언을 녹음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이 교사 재판에도 대법원 판단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교총과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생과 선생님이 서로 감시하는 교실에서는 교육이 불가능하다"며, "수업 정상화를 위한 판결"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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