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 지하철에서 20대 직장인이 안전문과 출입문 사이에 갇혔습니다.
그 상태에서 열차가 출발하면서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류현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2일 출근길에 사당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려던 김다해씨는 여느 때처럼 줄을 따라 객차로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미처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출입문이 닫혔고, 곧바로 뒤쪽 안전문, 스크린도어마저 닫혔습니다.
안전문과 출입문 사이 폭 50센티미터의 좁은 공간에 꼼짝없이 갇힌 겁니다.
사고가 발생한 1-1 승강장입니다.
출입문과 안전문 사이에 사람이 있었지만 양쪽 문은 그대로 닫혔습니다.
곧바로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문은 양쪽 모두 열리지 않았고, 조금 뒤 열차는 굉음을 내며 출발했습니다.
[김다해]
"사실 너무 멍한데 이제 죽겠다. 이런 생각밖에 안 들어서 너무 무서웠어요."
안전문 옆에 설치된 비상문을 열어보려 했지만 쉽게 밀리지 않았습니다.
[김다해]
"미는 거 이외에 기대서 열어야 되던가 이래야 하는데 여기가 기댈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아니잖아요."
결국 김 씨는 열차가 떠나고 난 뒤 안전문을 양 옆으로 밀어 겨우 탈출했습니다.
가까스로 추스린 뒤 서울교통공사에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질 수 있는지 항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사는 "열차의 출입문에 가까이 서 있을 경우, 장애물 센서가 검지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일부 존재"한다며, "특히 "1-1과 10-4 승강장은 센서를 이중으로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는 답변만 내놨습니다.
MBC가 더 자세한 경위를 묻자, 공사 측은 안전문을 제어하는 두 개의 센서는 각각 '열차 출발 가능'과 '사람 감지' 신호를 동시에 보냈는데, 당시 '열차 출발' 신호만 처리돼 그 사이에 사람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앞으로 '사람'을 우선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지하철 안전문 끼임 사고는 지난 2016년에도 있었습니다.
당시 김포공항역에서 30대 직장인이 비슷한 끼임 사고 끝에 전동차에 끌려갔다가 결국 숨졌습니다.
그 때도 센서 오작동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당시 정부는 좌우가 아닌 위아래로 열리는 안전문 등을 대책으로 내놨는데, 이후 서울시내 지하철에 설치된 곳은 없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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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류현준
안전문 안에 갇혔는데 열차 출발‥'공포의 1분'
안전문 안에 갇혔는데 열차 출발‥'공포의 1분'
입력
2024-01-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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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4-01-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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