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보고 웃어"‥'마약 롤스로이스' 징역 20년

◀ 앵커 ▶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약물에 취한 채 수입차를 운전해, 보행자를 덮쳤던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법원이 운전자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박솔잎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검은색 외제 차가 인도에 올라와 있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가던 길을 멈추고 달려와 차 아래를 들여다봅니다.

정작 운전자는 유유히 현장을 떠납니다.

구급차와 경찰까지 도착한 뒤에야 운전자는 현장에 돌아왔다가 체포됩니다.

그제야 차 아래를 들여다봅니다.

지난해 8월 근처 성형외과에서 미다졸람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신모씨가, 외제차를 몰고 20대 여성을 덮쳤습니다.

[신모씨/지난해 8월]
"<피해자 뇌사상태 지금 빠졌는데 하실 말씀 없으신가요?> 피해자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피해 여성은 의식을 못 찾고 석 달여 뒤 숨졌습니다.

사고 5달여 만에 1심 법원이 검찰 구형을 그대로 받아들여 신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운전하지 말라는 의사 말을 무시했고, 사고 뒤 아무 조치 없이 도주했다"며 "체포될 때는 고통스러워 하는 피해자를 보며 웃는 등 비정상적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질타했습니다.

병원에 도움을 구하러 갔다는 신씨 항변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일축했습니다.

특히 "흔한 음주운전 사고가 아니"라며 "최근 늘어난 약물 투약이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엄벌 이유를 강조했습니다.

피해자 유족들은 "검찰 구형대로 판결해 준 재판부에 감사하다"며, "신씨와 합의할 뜻이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권나원 변호사/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모두 솔직하게 인정을 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가 우선이 돼야… 끝까지 범행을 인정한다거나 잘못을 다 뉘우친다거나 하는 입장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신씨에게 마약류를 처방·투약해 준 혐의로 성형외과 의사도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이 의사는 수면마취 상태 환자들을 촬영하고 성폭행한 혐의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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