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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탈락' 25만 명‥다시 복지 사각지대로?

'수급 탈락' 25만 명‥다시 복지 사각지대로?
입력 2024-02-22 07:35 | 수정 2024-02-2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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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나라 공적 지원의 현재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은 빈곤층을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보호망.

    기초생활제도를 살펴봤더니 중도 탈락자가 지난해 역대 최다였습니다.

    수급 중단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조국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흔 살 조 모 씨는 건설 현장에서 두 차례 추락해 크게 다치면서 일을 못 하게 됐습니다.

    9년 전 기초생활 수급자가 되고는, 노령연금에 생계급여를 더해 매달 60만 원 정도로 홀로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구청에서 날아온 '생계급여 중단' 공문 하나에 삶은 바뀌었습니다.

    부양의무자인 딸 부부의 재산이 생계급여 지급 기준인 9억 원을 넘었다는 이유로 수급에서 탈락해 지원이 끊긴 겁니다.

    '딸이 어렵게 대출받아 산 집값이 오른 것이지 생활비를 받아 쓰는 건 아니'라고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조 모 씨/70세 (음성변조)]
    "혜택을 더 이상 못 주겠다. 이렇게 해버리니까 이해가 안 가는 거죠."

    MBC가 지난해 기초생활 수급자 255만여 명의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조 씨처럼 자격을 잃고 밀려나는 중도 탈락자 수는 24만 9천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10만 명 정도 늘었는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숨지거나 감옥 가는 불가피한 사례를 제외하고 탈락 이유를 살펴보니, 소득 증가가 25%, 신규 취업 및 창업 9.3%, 신규 재산 취득 5.7% 재산가액 증가 3.9% 순이었습니다.

    절반 가까운 44%가 자신이나 부양의무자의 소득이나 재산이 늘어 자립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여건이 나아진 거면 반길 일이지만 조 씨처럼 힘든 현실은 그대로인데도 단지 수치의 변화로 복지망에서 탈락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우산도 없이 집을 나서는 76세 이 모 씨.

    동네 골목을 샅샅이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열심히 찾습니다.

    [이 모 씨/76세]
    "비가 와서 안 내놨나 병이 없어. 어떡해."

    고령에 혼자 사는 이 씨의 생계비는 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를 합쳐 한 달에 70만 원 가량.

    살림에 보태려 일자리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석 달 평균 소득이 기준을 넘어서면 수급자에서 탈락한다는 얘기에 마음을 접었습니다.

    결국 이 씨가 할 수 있는 건 폐지 수거밖에 없었습니다.

    [이 모 씨/76세]
    "주우러 다니는 사람이 많아." <아, 할머니 말고도 딴 분들도 담으러 다닌다‥> "응."

    이들이 제힘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일하는 수급자가 수입을 더 가져갈 수 있게 개선하거나, 일자리가 안정될 때까지 수급 탈락을 미뤄주는 등의 세심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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