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MBC가 보도한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보도 이후 퇴직자들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저희가 보도한 PNG 리스트가 당초 블랙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존재해왔고, 2021년 마켓컬리가 비슷한 일로 적발되자 지금처럼 바뀌었다는 건데요.
MBC가 보낸 공개질의서에 쿠팡은 답변 대신 추가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차주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PNG 리스트 16,450명.
쿠팡은 정당한 인사평가 자료라고 주장합니다.
퇴직자를 왜 인사평가 하는지, 일한 적도 없는 기자들은 왜 올렸는지는 아무 설명이 없습니다.
해당 리스트에 붙여진 영어 약칭 PNG의 의미도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잠실 본사 HR팀 퇴직자(음성변조)]
"원래는 블랙리스트라는 말을 썼습니다. 근데 블랙리스트라는 단어가 어감이 너무 외부에 공유되면 곤란한 건이라서."
쿠팡 물류센터 채용팀으로 4년간 일했던 다른 퇴직자도 역시 블랙리스트, 똑같은 증언을 했습니다.
[쿠팡 00센터 채용팀 퇴직자 A씨(음성변조)]
"애초에 입사했을 때는 그냥 블랙리스트. 딱 한글로 블랙리스트가 있었으니까."
(확실하게 블랙리스트로 돼 있는 파일 이름을 보셨네요?)
"네, 애초에 파일 자체가 블랙리스트였으니까."
초기엔, 지원자 이름 앞에 블랙리스트의 B를 표기했었다는 구체적인 기억도 떠올렸습니다.
[쿠팡 00센터 채용팀 퇴직자 A씨(음성변조)]
"완전 파일 이름이 블랙리스트였죠. 카톡으로 우리가 채용을 했기 때문에, 카톡에 블랙리스트에 있는 사람은 이름 앞에 B가 붙어요. B홍길동, 그다음에 전화번호 1234 이런 식으로."
PNG 리스트를 공유하는 쿠팡 내부 전산망 도메인은 지금도 blacklist.html로 끝납니다.
블랙리스트로 불리던 당시엔 등록 사유도 지금과는 달랐다고 합니다.
[쿠팡 00센터 채용팀 퇴직자 A씨(음성변조)]
"비속어 섞인 것도 있었고, ‘정신병자’ 이런 것도 있었고, 막말로 그냥 ‘장애인’ 이런 거, ‘미친놈’ 이런 것도 있었고."
잠실 본사로 보고할 때도 비속어 표기는 그대로 올라갔습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잠실 본사 HR팀 퇴직자(음성변조)]
"‘진상’, ‘팀 캡틴의 주문’, ‘오더 불응’, ‘핸드폰 들고 보시는 거’, 그런 식의 걸로 쓰여있고. ‘미친놈’ 그런 식이었습니다."
그대로 문서화할 순 없어, 본사 HR팀에서 사유를 자의적으로 재분류했고 표현도 순화했다고 합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잠실 본사 HR팀 퇴직자(음성변조)]
"저희가 소팅(분류)을 하다 보면 ‘JS’, ‘진상’ 뭐 이렇게 쓰여있어서 ‘폭언 욕설 사유’ 이런 걸로 약간 좀 걸러내죠. 그분들은 어차피 다시는 출근 못 하시니까, 확인하실 수 없으시니까."
물류센터 채용팀 출신의 또다른 제보자는 블랙리스트가 두 종류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쿠팡 @@센터 채용팀 퇴직자 B씨(음성변조)]
"제가 뉴스에서 봤던 거는 본사 LMS에서 다운받은 거고요. 제가 내부 정보 때문에 못 가져왔거든요. 전 센터에서 비공개적으로 다 갖고 있어요."
물류센터별로 관리하는 개별 블랙리스트가 존재하고, 그걸 본사에서 취합해 전국 단위의 PNG 리스트로 만든다는 겁니다.
[쿠팡 @@센터 채용팀 퇴직자 B씨(음성변조)]
"매일같이 업데이트해요. 그리고 일할 때 모든 전 센터가 이거를 다운받아서 참고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에요."
(이 PNG 리스트를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다운을 받으셔야 됐나요?)
"무조건 쿠팡 본사에서 뿌려주는 PNG 리스트하고, 센터별 내부에 있는 PNG 리스트도 무조건 하루에 한 번씩은 다 열어봐야 됐습니다."
쿠팡 블랙리스트에 큰 변화가 생긴 건 2021년.
일용직 5백 명의 재취업을 제한한, 마켓컬리 블랙리스트가 고용노동부에 적발된 겁니다.
[쿠팡 00센터 채용팀 퇴직자 A씨(음성변조)]
"마켓컬리가 블랙리스트 파일 터지고 나서 그때부터 수정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갑자기 상급자가 와서 ‘이런 거 교체해라’ ‘야, 이런 거 쓰면 안 된다. 교체해라’. 마켓컬리가 터지고 나서 사유 바꾸고, 그다음에 파일 이름 바꾸고."
2021년 이후 블랙리스트 명칭을 PNG 리스트로 바꿨냐는 MBC 질의에 쿠팡 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공개질의서라는 명목으로 일방적인 허위 주장을 기사 형식으로 공개한 MBC에 대해 민형사상 절차에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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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차주혁
"쿠팡 PNG리스트, 원래 이름은 '블랙리스트'"
"쿠팡 PNG리스트, 원래 이름은 '블랙리스트'"
입력
2024-03-05 06:53
|
수정 2024-03-0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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