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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추행한 동거남‥'친족 성범죄' 인정될까

조카 추행한 동거남‥'친족 성범죄' 인정될까
입력 2024-03-20 06:43 | 수정 2024-03-2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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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10대 청소년이, 자신을 돌봐준 고모의 동거남에게 수년간 성추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법적인 가족이 아니어서 가중처벌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구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친부모를 여의고 중증 지적장애까지 앓고 있는 조카를 김 모씨는 2살 때부터 키웠습니다.

    여기에 6년 전 만난 동거남까지 부모 자식처럼 지냈습니다.

    [김 씨 영상편지 (음성변조)]
    "공개 수업하는데 엄마(고모) 못 가서 지금 이렇게 동영상으로 말을 하고 있어요. 항상 우리 00이 너무너무 예쁘고, 착하고‥"

    그런데 17살이 된 조카가 최근 뜻밖의 얘기를 털어놨습니다.

    '고모부', 그러니까 동거남이 자신의 몸을 만지고 신체 접촉을 하게 했다"는 겁니다.

    김씨는 그 길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조사에서 피해자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집에 둘만 남으면 종종 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씨/피해자 고모(음성변조)]
    "항상 아이를 건강하게 밝게 키웠어요. 너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 그러고‥나로 인해서‥우리 아이가 저렇게 된 거니까. 다 가족이 고통을 받는 거니까. 죽어야 되나‥"

    경찰은 조카와 동거남이 가족사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친족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남성을 구속했습니다.

    [박수진/변호사]
    "(친족 성범죄 같은 경우에는)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서 범죄를 한 것이기 때문에 범죄의 중대성이 높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평생 가져가야 될 고통과 후유증이 더 크다. 이 두 가지 측면에 있어서 (친족성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예컨대, 강간은 3년 이상 징역이지만, 친족 강간은 7년 이상으로 가중 처벌됩니다.

    하지만 실제 친족 성범죄 혐의가 법정에서 인정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동거 등 사실혼 관계 속에 벌어진 성범죄도 가족의 친밀함을 악용하긴 마찬가지이지만, 법적 가족으로까지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가중 처벌을 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재작년 동거녀의 사촌 동생을 성폭행한 남성은 1심에서 친족준강간으로 7년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는 친족 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3년으로 감형됐습니다.

    그래서 법원이 성범죄에서 친족관계 여부에 대해선 보다 폭넓게 인정해 가중처벌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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