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우리 편 돼야"‥총선 뛰는 구청장?

◀ 앵커 ▶

부산 이갑준 사하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구청 지원을 받는 한 단체 고위관계자에게, 같은 당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2차례 압력을 행사한 겁니다.

조민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말, 이갑준 부산 사하구청장은 한 단체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안부를 묻던 이 구청장은 갑자기 관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자에 대해 말합니다.

[이갑준/사하구청장]
"전 경제부시장 이번에 사하갑 나와가지고 지금 열심히 후보로 뛰고 있는데…"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 사하갑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나온 이성권 후보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이갑준/사하구청장]
"내 같은 고향인데 주변에 우리 OO회 특히 사하갑에는 단디 좀 챙겨주이소."

그리고는 바로 옆에 이성권 후보가 있다면서 수화기를 넘겼고, 이 후보자도 지지를 부탁했습니다.

[이갑준/사하구청장]
"바꿔줄게."

[이성권 후보(사하갑)]
"총선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니까 많이 도와주십시오."

한 달 뒤, 이 구청장은 또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갑준/사하구청장]
"우리 O 회장이 책임지고 OO회원들은 단디 좀 챙겨주이소."

[OO단체 고위 관계자]
"예 알겠습니다."

[이갑준/사하구청장]
"무조건 우리 편 돼야 된데."

통화는 2월과 3월 두 차례 이뤄졌습니다.

통화 당시 이 후보는 예비후보였지만, 국민의힘으로부터 단수 공천을 받았습니다.

[단체 관계자 (음성변조)]
"구청장님이 직접 이렇게 전화한 예가 여태까지 제가 관변단체 생활하면서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당황스럽고…"

공직선거법 제9조에서는 구청장 같은 공직자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구청장은 후배를 소개하려던 것일 뿐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갑준/사하구청장]
"특별한 의도를 갖고 한 건 아니고 동생처럼 지내는 친구(단체 관계자)가 안 와서 전화 중에 그때 옆에 (후보자가) 있어서 전화를 한 번 바꿔준 건데‥"

함께 통화했던 국민의힘 이성권 후보에게는 여러 차례 입장을 요구했지만, 이 후보 측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선거관리위원회는 곧바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조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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