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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리포트] 모든 해역에서 플랑크톤 급감! 위기의 우리 바다

[기후환경 리포트] 모든 해역에서 플랑크톤 급감! 위기의 우리 바다
입력 2024-04-22 07:38 | 수정 2024-04-2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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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산과학조사선 탐구 3호가 부산항을 떠나 바다로 나갑니다.

    부산항을 배경으로 태극기가 펄럭입니다.

    푸른 바다를 시원하게 가르며 양산 동쪽 10km 주변 해역에 도착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진이 기다란 채집용 그물을 바다로 투하합니다.

    [정해근/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연구사]
    "100m 수심까지 내려서 <100m요?> 네. 연직으로 분포하는 동물 플랑크톤의 종류와 양이 얼마나 있는지 (조사합니다.)"

    이 장치는 해저의 퇴적물을 채집하는 장비입니다.

    바다 밑바닥의 진흙과 모래, 그리고 해저에 사는 생물을 조사하기 위한 겁니다.

    바다에 넣었던 그물을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그물 아래쪽에 해양생물을 포집할 수 있는 통이 달려있습니다.

    통 안을 들여다보니 수심 100m까지, 깊은 바다에서 올라온 미생물들이 보입니다.

    퇴적물 포집 장비 안에는 바다 밑바닥의 진흙이 가득 들었습니다.

    진흙과 함께 붉은빛을 띤 불가사리도 같이 잡혔습니다.

    진흙 속에도 많은 미생물이 있습니다.

    [정해근/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연구사]
    "<생물들이 나오면 수를 세요? 어떻게 하세요?> 현미경으로 종을 확인하고요. 얼마나 많은지 수도 세고요."

    어느새 하늘엔 짙은 먹구름이 밀려왔고 바다는 거칠어졌지만, 연구진은 작업을 멈추지 않습니다.

    바다의 기초생산력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초생산력은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질을 생산하는 능력으로 해양생태계를 떠받치는 근간입니다.

    지난 10년간 식물성 플랑크톤의 지표인 엽록소가 감소한 해역입니다.

    파란색이 짙을수록 많이 감소한 건데 전 해역이 파랗고, 특히 남해 동부와 동해 북부 해역에서 급감했습니다.

    [이준수/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연구관]
    "(기초생산력이) 10년 전에 비해 60%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기초생산력이 감소하면 우리 바다의 수산자원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거죠."

    기초생산력이 급감한 건 바다가 성층화 됐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이 바다의 수온과 성분을 조사하는 채수기를 투하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바다 상하층 간 수온 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성층화란 바닷물의 위아래가 잘 섞이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원인은 기후변화로 지구가 더워지면서 바닷물이 표면부터 데워졌기 때문입니다.

    표층 수온이 오르면 바다 상층의 밀도가 낮아지고 가벼워져 차고 무거운 아래쪽 바닷물과 섞이기 힘듭니다.

    이렇게 되면 식물성 플랑크톤의 증식에 필요한 영양 염류 공급이 줄어듭니다.

    [이준수/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연구관]
    "영양염은 주로 저층에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데 영양염 공급이 표층으로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기초생산력이 감소하게 되는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해양 산성화 문제도 심각합니다.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를 바다가 흡수하면서 우리 바다도 빠르게 산성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산성화의 척도인 PH 농도가 10년에 0.02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해양 생물에게는 큰 위협입니다.

    [한인성/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패각이라든지 뼈를 가지고 있는 생물들의 구성 요소들을 저해하면서 해양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분들도 있고요."

    급격한 환경 변화와 남획 등으로 연근해 어획량은 1980년대 매년 151만 톤에서 지금은 92만 톤으로 급감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해양기후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만 해도 수온 18도 이상의 고수온 해역이 그러나 지금은 강원도와 울릉도 근해까지 북상했습니다.

    해양기후 속도는 고수온 해역의 북상 속도인데요.

    2010년대는 10년에 21km였던 것이 최근에는 50km로 두 배나 가팔라 졌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수십 년 내 우리 바다는 일본 오키나와 부근 같은 아열대 바다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한인성/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4~5℃ 정도 현재보다 더 높아질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 정도의 수온이 2100년 되면 우리나라 주변 수온이 될 것이고…"

    우리 바다의 어종이 급변하고 아열대 해역에서 북상한 독성 플랑크톤과 맹독성 해파리도 늘고 있습니다.

    바다의 변화는 해양생태계뿐 아니라 육상에도 심각한 영향을 줍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선이 물에 잠기거나 파괴되고, 많은 수증기를 공급해 태풍과 폭우의 위력을 키웁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올여름에도 서태평양과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다가오는 여름은 강력한 태풍과 기록적인 폭우가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바다는 지금까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축적된 열의 2/3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마지막 보루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전 지구 바다의 평균 수온은 처음으로 21도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거대한 바다도 이제 더 버티기 힘든 한계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바다가 기후를 조절하는 역할을 더 이상 못하게 된다면 육지의 기후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해양 연구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후환경 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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