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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하다 돌려줬다‥"반환 아니라 회수"

복사하다 돌려줬다‥"반환 아니라 회수"
입력 2024-04-23 06:12 | 수정 2024-04-23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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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찰은 하루빨리 수사를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채 복사도 마무리 못하고 국방부에 기록을 넘겼는데 유재은 법무관리관과의 통화에서 회수가 결정됐다고 경북경찰청 간부가 MBC에 밝혔습니다.

    정상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작년 7월 19일,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직후, 해병대 수사단과 경찰은 바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해병대 수사관은 군 검찰 1차 조사에서 "경북경찰청 수사팀장이 사고 직후 전화해 '사건을 빨리 넘겨라. 늦어지면 우리가 자체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군 검찰 보고서에는 "경찰이 미리 법리와 판례를 검토하고, 자료를 수집하며 준비했다"고도 적혔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당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MBC 취재결과 경북청 수사팀은 "작년 8월 2일, 기록을 넘겨받자마자 바로 복사기에 넣고 3부 복사하려 했다", "복사기가 잘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복사도 못 마친 점심 무렵, 돌연 사건을 국방부에 넘기기로 결정합니다.

    경북경찰청 고위 간부는 국방부 유재은 법무관리관과의 통화에서 '회수'가 최종결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수사본부 관계자가, '국방부가 사건을 가져가려 한다. 곧 전화가 갈 거'라고 알려줬고, 이후 유재은 법무관리관이 전화를 걸어와, 자신이 '협상'을 벌였다"는 겁니다.

    협상 내용은 절차와 책임 소재였습니다.

    "경찰은 사건번호도 안 매겼고, 사건을 공식 접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이 '반환'한 게 아니라, 국방부가 '회수'한 거라고 지적했고, 유재은 관리관도 이에 동의해 '회수'를 결정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자신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조율과 통화는 몰랐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병대가 넘긴 사건을 국방부가 가져가는 이례적인 상황에 대해, 경찰의 책임을 덜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부 장관의 참모가 회수를 주도한 셈인데, 이종섭 전 장관은 "자신은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어서, 회수에 대해선 사후 보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록 회수는 항명 수사를 위한 정당한 절차"라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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