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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쪼개' 팔기‥4배 '폭리'의 비밀

골목길 '쪼개' 팔기‥4배 '폭리'의 비밀
입력 2024-05-09 07:35 | 수정 2024-05-0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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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모아타운 대상지로 지정됐다며 골목길을 잘게 쪼개 파는 기획부동산 업체의 행태 전해드렸는데요.

    이들 업체가 땅을 사들인 뒤 개인 투자자들에게 넘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두 달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꼼수가 있는지, 김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중랑구, 모아타운 대상지 안에 있는 골목길 등기부등본을 떼어 봤습니다.

    한 기획부동산 업체가 지난해 9월 14일 1제곱미터 당 약 90만 원에 도로를 사들여 한 달도 안 돼 4배가량 비싸게 9명에게 되팔았습니다.

    심지어 업체는 이 가운데 두 명에겐 도로를 산 날 바로 다시 팔아치웠습니다.

    서대문구 옥천동, 관악구 봉천동도 골목길 주인이 수십, 수백 명으로 늘어나는데 한 달도 안 걸렸습니다.

    하지만, 업체가 얼마나 값을 부풀렸는지 투자자는 알지 못합니다.

    [투자자(음성 변조)]
    "등기부등본을 자세히 안 봐서 몰라요. 제가 보지도 않았고. <4배를 지금 가격을 올려서 판매한 건데 혹시 당시에 이거 아셨으면 사실 건가요?> 그걸 내가 지켜봤다 그러면 못 사겠죠."

    부동산을 사면 소유권 이전 등기를 60일 내 마쳐야 하는데, 업체는 이 두 달간의 이른바 '깜깜이 기간'을 노립니다.

    앞서 중랑구 골목길을 판 업체의 경우 도로 매입 후 26일 만에 모두 되판 다음 35일 만에 등기를 마쳤습니다.

    투자자가 등기부등본을 떼어본들 업체가 땅을 산 가격은 알 수 없는 겁니다.

    업체들이 골목길을 싸게 사는 수단 중 하나는 공매인데 지난 1년간 서울에서만 500곳 넘는 도로가 공매에 부쳐졌습니다.

    업체는 "부동산 전문가만 구할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사실은 개인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김진유/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토지 거래를 전혀 해본 적도 없고 그냥 집 사고 파는 정도, 자기 집 그 정도 해보신 분들이 이런 대상자로 많이 타깃(먹잇감)이 되죠."

    서울시는 투기 의심 지역은 모아타운 대상지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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