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스승의날이었던 어제, 교단이 아니라 교육청 앞 거리에서 스승의 날을 보낸 선생님이 있습니다.
교내 성폭력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라며 문제를 제기했다가 도리어 전보 조치를 당했다는데 어떤 사정인지, 제은효 기자가 만나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30년 넘게 중학교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쳤던 지혜복 선생님이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학교를 옮기라는 전보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며, 교육청 앞에 선 지 넉 달 쨉니다.
발단은 여학생 몇몇의 고민상담이었습니다.
[지혜복/교사]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로부터) 크고 작은 성희롱, 성추행을 당하고 있었고. 담임선생님한테 말을 해보기도 하고 생활지도부를 찾아가기도 했었는데 잘 해결이 안 됐다…"
급하게 설문을 돌렸더니 여학생 3/4이 피해 경험을 털어놨습니다.
학교 측에 알려 조사가 시작됐는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 여학생들이 누군지 알려졌습니다.
반면 가해자 분리나 학부모 통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안 되겠다고 판단한 지 씨는 교육지원청, 서울시교육청으로 민원을 넣었습니다.
상급기관 조사를 통해 가해 남학생들의 서면 사과로 마무리 됐는데, 지씨에게는 갑자기 전보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지씨는 보복성 인사라며 반발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전보는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이 없고, 선입선출 원칙에 따른 인사"란 입장입니다.
그러나 학부모들도 지 선생님에 대한 전보조치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재학생 학부모(음성변조)]
"(학교가) 표면적인 것만 덮고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서 해결하고자 노력한 선생님…"
정년을 3년 앞둔 지씨는 끝까지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혜복/교사]
"피해 학생들도 마음이 위축되고 전보된 것도 자기들 탓인가 싶은 생각 (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하고 싶어요. 행복했던 아이들의 모습 이런 거 같이 교실에서 나누고 싶고."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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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제은효
'성폭력' 고발 후 전보‥1인 시위 나선 선생님
'성폭력' 고발 후 전보‥1인 시위 나선 선생님
입력
2024-05-16 07:37
|
수정 2024-05-2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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