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만 보이면 구멍 뚫어?"‥우후죽순 파크골프장

◀ 앵커 ▶

전국적으로 파크골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파크골프장이 아닌 산책로에서 골프를 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승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춘천 소양강 세월교 옆 잔디밭.

서른 명 30명 안팎의 사람들이 모여 파크골프를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파크골프장이 아닙니다.

2019년 조성된 산책로인데, 파크골프 동호회 회원들이 파크골프장처럼 쓰고 있는 겁니다.

[파크골프인 (음성변조)]
"개울 바닥 와서 뭐 연습하는 건데 무슨 허가 받을 게 누가 무슨 책임질 일이 있어요."

산책로 곳곳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야영 금지 팻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텐트까지 불법으로 쳐놨습니다.

잔디밭에 임의로 판 구멍에는 이렇게 나뭇가지와 플라스틱 통이 박혀있습니다.

일부 파크골프인들이 노상 방뇨를 하기도 해, 참다못한 인근 카페에서는 담장에 '노상 방뇨 금지' 안내까지 붙여놨습니다.

[인근 상인]
"쓰레기를 좀 투척하시거나 이런 경우들이 발생을 해서 좀 급히 붙이게 됐고…"

수변 산책로가 파크골프장으로 변한 사이, 시민들은 편히 산책할 공간을 잃었습니다.

[윤민철/강원 춘천시]
"저도 사실은 내려가지 못하거든요. 골프공에 맞을까 봐. 그래서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습니다."

이곳이 파크골프인 명소가 된 건 두 달 전부터입니다.

춘천시가 이곳에 새 파크골프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크골프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겁니다.

[파크골프인 (음성변조)]
"파크골프장이 될 예정지니까 이제 누구 한 분이 오셔서 이렇게 만드셨어요. 그래서… <다른 데는 다 지금 휴장 중이거든요.>"

이에 대해 춘천시는 이 산책로가 "하천 구역으로 파크골프가 금지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야영을 하거나 잔디에 구멍을 뚫는 등 시설물 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하천법에 따라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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