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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 사진에 '내 얼굴'이‥서울대판 'N번방'

음란 사진에 '내 얼굴'이‥서울대판 'N번방'
입력 2024-05-21 06:45 | 수정 2024-05-2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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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대에서 악질적인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20명에 육박하고 체포된 피의자들은 모두 서울대생이었습니다.

    먼저 조국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21년 7월.

    A씨는 영화예매 정보를 얻기 위해 휴대폰에 텔레그램 앱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쉴새 없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텔레그램을 통해 쏟아져 들어온 건 수십 개의 음란 사진과 동영상들.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A씨 자신이었습니다.

    A씨 얼굴을 다른 여성의 몸에 붙여 조작하고, 이를 이용해 음란행위를 한 거였습니다.

    [피해 여성 A씨 (음성변조)]
    "남성의 성기랑 제 사진을 그렇게 이제 오버랩해서(겹쳐서) 한 그런 사진과, 다리 벌리고 있는 여성 나체사진이라든지.."

    조작된 음란물은 A씨의 이름, 나이와 함께 단체방에도 퍼뜨려졌고, 단체방 참가자들은 '이번 시즌 먹잇감'이라고 A씨를 성적으로 조롱하며 성폭력에 동참했습니다.

    가해자는 이렇게 장기간 이뤄진 성폭력 상황들을 캡처해 다시 A씨에게 전송했고 응답을 요구하며 성적으로 압박했습니다.

    A씨가 경찰서로 달려간 뒤에도 성적인 조롱과 압박은 세 시간 넘게 계속됐습니다.

    [피해 여성 A씨 (음성변조)]
    "3시간 동안 확인만 하고 답장이 없으니까 '너 이거 신고해봤자 못 잡아. 나 잡을 방법 딱 하나 있는데 답장하면 알려줄게.'"

    뒤이어 보내온 메시지는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피해 여성 A씨 (음성변조)]
    "'너를 처음 봤던 날을 잊을 수가 없어.. 너를 처음 보고 XX했던 나를 잊을 수가 없다'고.."

    가해자가 주변에 있다는 거였습니다.

    충격과 공포에 떨던 A씨는 몇 달 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같은 학과에 똑같은 피해자들이 더 있는 거였습니다.

    [피해 여성 A씨 (음성변조)]
    "한 친구가 '사실 얼마 전 우리 윗 학번 선배 누구한테 우리 동기들 3명의 합성 사진 같은 것들이 막 와서 그 선배가 제보처럼 알려줬다'고.."

    가해자가 유포한 조작된 음란물들을 통해 확인된 피해자는 스무 명에 육박했습니다.

    모두 서울대 여학생이었습니다.

    [피해 여성 A씨 (음성변조)]
    "4개 학과 정도. 주로 저희 과, 저희 과랑 (다른 단과대인) OO대였고."

    피해자 가운데 12명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뒤에도 버젓이 범행을 계속해온 가해자는 결국 지난 달 3일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신원이 드러난 가해자는 40살 박 모 씨.

    A씨의 같은 학과 선배인 박 씨는 학교를 10년 이상 다니면서 피해자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씨는 허위영상물 제작 및 유포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구속기소됐습니다.

    관련 혐의로 체포된 다른 두 명도 모두 서울대 출신 남성입니다.

    서울경찰청은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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