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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n번방' 가해자들 제대로 처벌 받을까?

'서울대 n번방' 가해자들 제대로 처벌 받을까?
입력 2024-05-27 07:41 | 수정 2024-05-2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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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주 MBC가 단독 보도한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에 대해서 서울대 총장이 사과한 데 이어 이원석 검찰총장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이 문제를 탐사 취재한 팩트앤이슈팀 남효정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남 기자, 먼저 이번 사건 간단히 정리해 볼까요?

    ◀ 기자 ▶

    네, 이번 사건은 피해자 12명과 체포된 피의자 중 2명이 모두 서울대 동문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컸는데요.

    가해자들이 피해 여성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등을 음란물에 합성하고, 이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유포하며 피해자들을 직접적으로 압박한 사건입니다.

    경찰은 피해 여성들을 대상으로 허위 영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3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서울대 졸업생인 주범 박 모 씨는 2021년 7월부터 3년여 간 범죄를 저질렀는데요.

    동문인 피해 여성 12명 등, 총 48명의 불법 합성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확인된 영상물은 1천 8백여 건이었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주범 강 모 씨는 서울대 로스쿨을 졸업했는데요.

    강 씨 역시 1년 넘게 자신의 로스쿨 동기를 포함해 피해 여성 28명의 사진을 이용해 허위영상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앵커 ▶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직접 다른 피해자들을 찾고, 범인을 찾아냈다는 의미가 있잖아요.

    그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 기자 ▶

    네, 피해자들은 처음엔 각자 일선 경찰서에 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텔레그램이라 수사가 어렵다' 혹은 '피의자가 특정되지 않는다'라는 등의 이유로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는데요.

    하지만 가해자가 보낸 증거자료를 빠짐없이 확보하고, 공통으로 아는 지인을 찾아보는 등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5년 전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피해자들은 이때 범인을 쫓았던 '추적단불꽃' 원은지 씨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원 씨는 '음란물을 좋아하는 30대 남성'으로 위장해, 2년 넘게 범인 박 씨와 텔레그램으로 연락했는데요.

    그러다가 작년 12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이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 시작하면서, 원씨도 수사에 협조하게 됐습니다.

    박 씨는 IP 추적도 따돌리고 온갖 함정을 다 피해 갔지만 결국 원 씨가 지어낸 '가상의 아내'의 속옷을 요구하면서 덜미가 잡혔는데요.

    서울대입구역에 수사관이 숨겨둔 실물 속옷을 찾으러 세 차례 왔고, 세 번째 잠복하고 있던 경찰에 붙잡힌 겁니다.

    ◀ 앵커 ▶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는데 검찰이 철저한 수사 의지를 밝혔죠?

    ◀ 기자 ▶

    대검찰청은 지난 24일 입장문을 냈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추가 혐의가 있는지 여죄를 철저히 수사하고, 중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주범과 여러 피해자가 졸업한 서울대도 대책을 내놨는데요.

    MBC의 첫 보도가 나간 바로 다음날 서울대는 곧바로 '부총장을 단장으로 한 TF팀'을 꾸리고, 예방교육 강화, 피해자 보호, 재발방지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이 "안타까운 마음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했습니다.

    ◀ 앵커 ▶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을지도 걱정입니다.

    '딥페이크 방지법', 4년 전에 제정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게 한계가 있다면서요?

    ◀ 기자 ▶

    네, 범죄 구성 요건에 '반포할 목적'이 명시돼 있기 때문인데요.

    사진과 영상을 유포한 증거를 찾지 못하면 '단순 제작'만으로는 처벌이 어렵습니다.

    주범 박 씨는 단체 대화방 20개에 조작 음란물을 올렸습니다.

    각 방마다 최대 50명이 있었다고 하니까 직간접 가해자는 훨씬 더 많을 텐데요.

    단순히 본 경우는 잡기도 어렵지만, 처벌은 더 어렵습니다.

    추적단 불꽃 원은지 씨가 했던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요.

    주범 박 씨와 소통하는 2년 사이 영상을 합성하는 수준이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겁니다.

    이에 비해 대책 마련 속도는 더딘 게 현실입니다.

    ◀ 앵커 ▶

    취재과정도 궁금합니다.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게 많았을 것 같아요.

    ◀ 기자 ▶

    수사기관도 텔레그램은 잡기 어렵다고 했지만 피해자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에는 방법을 찾아낸 거잖아요?

    대단하다고 느꼈는데요.

    하지만 모든 피해자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힘듭니다.

    N번방 사건 이후에도 텔레그램 상에서의 성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이를 근절할 수 있게 수사역량을 강화하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투자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네, 남효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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