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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현장 '녹취' 들어보니‥위험보고 끝내 묵살

비극 현장 '녹취' 들어보니‥위험보고 끝내 묵살
입력 2024-05-28 06:32 | 수정 2024-05-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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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해병대 채 상병이 물에 빠지기 하루 전, 폭우로 물이 너무 많이 차올라 실종자 수색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당시 현장 지휘관들의 녹취가 공개됐습니다.

    ◀ 앵커 ▶

    누가 어떤 명령을 했는지, 병사의 죽음에 책임은 누가 져야 되는지 이 녹취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사고 전날인 작년 7월 18일 아침.

    수변으로 내려가 수색하란 지시에 채 상병의 소속 포7대대장이 너무 위험해 절대 안 된다고 선임인 포11대대장에게 하소연합니다.

    [포11대대장-포7대대장 통화(음성변조, 2023년 7월 18일)]
    "<야 이거 수변을 어떻게 내려가냐?> 못 합니다. 선배님 이거 하면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 그 장화 신고 들어가면 지금 못하고 물이 더 빠져야지…"

    포7대대장은 폭우로 수색작업이 불가능하다며 계속해서 호소합니다.

    [이 모 중령/포7대대장(2023년 7월 18일)]
    "지금 (비가) 너무 많이 와."

    그런데도 그대로 수색하란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해병대 1사단 7여단 작전과장(음성변조, 2023년 7월 18일)]
    "사단장님이 아직도 계십니다. 방금 여단장님 전화 오셨는데 사단장님께서 옆에 계시는데 '정상적으로 하라'고 '16시까지인가 하라'고 하셨답니다."

    사단장의 지시라 어쩔 수 없다는 것.

    7여단장도 사단장 지시 때문에 철수할 수 없다고 난감함을 드러냅니다.

    [해병대 1사단 7여단장(음성변조, 2023년 7월 18일)]
    "정식으로 철수 지시는 좀 상황이 애매해. 내가 사단장님께 몇 번 건의 드렸는데, 첫날부터 알잖아."

    사고 당일인 다음날 7월 19일 아침.

    7여단장은 임성근 사단장이 전날에 이어 다시 현장을 찾는다며 어느 부대를 보여줘야 할지 묻습니다.

    [7여단장-포7대대장 통화(음성변조, 2023년 7월 19일)]
    "<사단장님 너희 1개 중대 보신다고 하셨는데 몇 중대로 하면 되냐?> 물속에 좀 들어 있는 것 보려면 간방교 일대로 가면 될 것 같습니다."

    물속에서 수색 중인 장면을 사단장에게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는 말로 들립니다.

    실제로 바로 전날 작전지도에서 임 사단장은 빨리 현장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질책했습니다.

    [최 모 중령/포11대대장(음성변조)]
    "'대대장들이 니말 안 듣냐?' 이런 식으로 7여단장에게 얘기를 막 했었대."

    그리고 약 1시간 후, 채 상병은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갔습니다.

    [포7대대장-병기소대장 통화(음성변조, 2023년 7월 19일)]
    "보여? 얼굴 보여? <얼굴이 안 보입니다.> 아이. 아야. 알았어…"

    임성근 사단장도 채 상병이 물에 빠졌단 보고를 받았습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2023년 7월 19일 오전 9시 20분 통화)]
    "그 친구가 수영할 줄 아냐?"
    [포병7대대장]
    "예, 수영 잘 한다고 합니다. 덩치도 좋고 수영도 잘 한다고 합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
    "알았다."

    채 상병이 실종되고 3시간 뒤, 임 사단장은 이런 걱정을 합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2023년 7월 19일)]
    "애들 언론 이런 데 접촉이 돼선 안 되는데… 애들 관리가 돼야 하거든. 어떤 식으로 관리가 되냐?"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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