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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는 구경도 못해"‥'식품 사막화'된 농어촌

"우유는 구경도 못해"‥'식품 사막화'된 농어촌
입력 2024-06-03 07:30 | 수정 2024-06-0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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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농어촌 마을에 가면 물건을 사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나라도 노령화와 지역 소멸로 식료품 소매점이 없는 '식품 사막'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부정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함안군 여항면에 살고 있는 공감녀 할머니가 마트를 가려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1시간 30분에 1대인 버스를 타면 읍내 마트까지 가는 데만 30여 분, 물건을 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반나절이 그냥 지나갑니다.

    [공감녀 할머니/경남 함안군 여항면]
    "설탕 사러. 그거 사고 와서 이제 뭐 담으려고. 그거 사러 일부러 내려가요." <설탕 하나 사러 지금 가시는 겁니까?> "네. 지금 (오전 11시) 내려가면 (오후) 3시 차 타고 올라와야 해요."

    공 할머니가 사는 마을은 고령화에 인구도 줄면서 점포 2곳은 문을 닫았습니다.

    [황말자 할머니/경남 함안군 여항면]
    "우리가 (마트를) 가지는 못해요. 들고 오지도 못하고, 사봐야. 차 타고 돌아와야지. (짐을) 실어야 하지, 내려야 하지. 누가 합니까, 힘이 없는데. 그러니까 그냥 채소 뜯어 먹고사는 거죠."

    이 마을회관에서 가장 가까운 소매점까지 차를 타고 이동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2km, 차로는 4분 정도 걸리지만 운전을 할 수 없는 어르신들은 걸어서만 1시간 거립니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농어촌에서 식품 소매점이 사라지는, 이른바 '식품 사막화'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경남 읍·면내 행정리 3천 2백여 개 중 음·식료품 위주 소매점이 있는 곳은 1천 2백여 개로 3곳 중 2곳은 없습니다.

    [남기순 할머니/경남 의령군 정곡면 상촌리]
    "아들이 우유 안 사다 주면 우유도 한 개 구경을 못 해요. 요구르트고 뭣이고. 그러니까 이게 사는 겁니까…"

    이처럼 식품 사막화가 가속화하면서 귀농·귀촌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이은희/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
    "산간지역이나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식품 사막화 현상은 점점 더 가중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생활의 기본권이 충족되지 않고 있는 그러한 상태를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소멸과 노령화로 농촌지역 노인들이 식품 구입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부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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