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농어촌 마을에 가면 물건을 사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나라도 노령화와 지역 소멸로 식료품 소매점이 없는 '식품 사막'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부정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함안군 여항면에 살고 있는 공감녀 할머니가 마트를 가려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1시간 30분에 1대인 버스를 타면 읍내 마트까지 가는 데만 30여 분, 물건을 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반나절이 그냥 지나갑니다.
[공감녀 할머니/경남 함안군 여항면]
"설탕 사러. 그거 사고 와서 이제 뭐 담으려고. 그거 사러 일부러 내려가요." <설탕 하나 사러 지금 가시는 겁니까?> "네. 지금 (오전 11시) 내려가면 (오후) 3시 차 타고 올라와야 해요."
공 할머니가 사는 마을은 고령화에 인구도 줄면서 점포 2곳은 문을 닫았습니다.
[황말자 할머니/경남 함안군 여항면]
"우리가 (마트를) 가지는 못해요. 들고 오지도 못하고, 사봐야. 차 타고 돌아와야지. (짐을) 실어야 하지, 내려야 하지. 누가 합니까, 힘이 없는데. 그러니까 그냥 채소 뜯어 먹고사는 거죠."
이 마을회관에서 가장 가까운 소매점까지 차를 타고 이동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2km, 차로는 4분 정도 걸리지만 운전을 할 수 없는 어르신들은 걸어서만 1시간 거립니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농어촌에서 식품 소매점이 사라지는, 이른바 '식품 사막화'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경남 읍·면내 행정리 3천 2백여 개 중 음·식료품 위주 소매점이 있는 곳은 1천 2백여 개로 3곳 중 2곳은 없습니다.
[남기순 할머니/경남 의령군 정곡면 상촌리]
"아들이 우유 안 사다 주면 우유도 한 개 구경을 못 해요. 요구르트고 뭣이고. 그러니까 이게 사는 겁니까…"
이처럼 식품 사막화가 가속화하면서 귀농·귀촌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이은희/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
"산간지역이나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식품 사막화 현상은 점점 더 가중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생활의 기본권이 충족되지 않고 있는 그러한 상태를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소멸과 노령화로 농촌지역 노인들이 식품 구입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부정석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투데이
부정석
"우유는 구경도 못해"‥'식품 사막화'된 농어촌
"우유는 구경도 못해"‥'식품 사막화'된 농어촌
입력
2024-06-03 07:30
|
수정 2024-06-03 09:17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