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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가 너무 빨라"‥친환경 생분해성 비닐 논란

"분해가 너무 빨라"‥친환경 생분해성 비닐 논란
입력 2024-06-03 07:31 | 수정 2024-06-0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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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부와 지자체가 권장해 친환경 생분해성 비닐을 사용하던 농가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비닐을 공급하는 농협은 품질이 아직 안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병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제 막 모종을 옮겨 심은 옥수수밭.

    생장을 돕기 위해 이랑에 검은 비닐을 씌워놨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비닐 상당수가 뜯겨졌습니다.

    모종을 심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삭은 겁니다.

    설치한 지 불과 20일 된 비닐이 끝 부분이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삭아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이 비닐이 모종을 덮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이 모종은 세 시간 안에 죽게 됩니다.

    햇빛에 달궈진 검은 비닐이 모종을 감싸면 화상을 입어 죽는 겁니다.

    문제의 비닐은 생분해성 멀칭 필름, 이른바 친환경 비닐입니다.

    원래 최대 6개월이면 자연 분해되는데 한 달이 안 돼 땅에 묻혔던 부분이 삭아버릴 정도로, 분해가 빨라도 너무 빠른 겁니다.

    지자체와 농협의 지원을 받아 비용 30%만 부담하면 나중에 비닐을 제거할 필요가 없어 받아들였지만, 금방 삭아 버리는 비닐 때문에 추가 작업을 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습니다.

    [박진환/강원 영월군 주천면]
    "인건비가 보통 12만 원, 13만 원씩 하는데 이걸 한 30명 정도 하면 돈이 몇백만 원이 들어가는데…"

    생분해성 필름은 습기가 많은 곳이나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 유독 빠르게 분해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비싼 수입 원료를 쓰는 만큼 채산성이 담보되지 않아 업계 최대 기업도 최근 들어서야 뛰어들었고, 생산 기술 발전도 더뎠습니다.

    그런데도 친환경 제품을 권장하는 정부 기조에 따라 이르게 도입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겁니다.

    필름 공급을 담당하는 농협 관계자는 "생분해성 필름이 계속 문제가 되는 땅이라면 제품이 안정화될 때까지는 기존 필름을 당분간 사용하는 게 낫다"고 말합니다.

    현장에 도입된 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제품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피해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병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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