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이 그동안 민감하게 반응해온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에 대해서,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들었는데, 해당 헌재 결정문을 살펴보면, 그 취지가 정부의 입장 대로는 아니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양소연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남북의 우발적 충돌을 막으려는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불과 이틀 뒤.
한 탈북민 단체는 대북 전단 20만 장을 북으로 날려보냈고, 곧이어 또 다른 단체는 쌀을 페트병에 담아 보냈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북한은 오물 풍선 330여 개로 응답했습니다.
통일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근거로 탈북자 단체에 '대북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인애/통일부 부대변인(지난 7일)]
"전단 등 살포 문제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는 '남북관계발전법'에서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하면 형사처벌하도록 한 조항이 국가 형벌권을 지나치게 행사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국민의 생명·신체 안전을 보장하고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통일을 지향해야 하는 국가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헌재는 또 '전단을 살포하기 전에 경찰에 신고하도록 하고, 국민에게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경우, 살포 금지를 통보할 수 있도록 하면 표현의 자유를 덜 침해할 수 있다'고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형사처벌을 하지 않더라도 대북 전단 살포를 제한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예시를 든 겁니다.
[한상희/건국대 로스쿨 교수]
"덜 침해적인 방법이 있으면 그 방법을 쓰라는 거예요. 전면 금지보다 덜 침해적인 것이 부분 금지고요. 부분 금지보다 덜 침해적인 것이 자제 권고죠."
남북 간 대화 채널이 단절된 상태에서 강 대 강 일변도로 치닫기보다는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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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양소연
'표현의 자유'라 통제 못해? '헌재 결정' 보니‥
'표현의 자유'라 통제 못해? '헌재 결정' 보니‥
입력
2024-06-10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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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4-06-1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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