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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동해 가스전'‥가능성은 얼마나?

논란의 '동해 가스전'‥가능성은 얼마나?
입력 2024-06-10 07:49 | 수정 2024-06-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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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확히 일주일 전이죠.

    지난 월요일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수 있다는 발표를 한 이후에 동해 가스전이 큰 관심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경제팀의 장슬기 기자와 함께 이 내용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 ▶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다.

    정확하게 동해안 어디에 있다는 건지 이것부터 살펴봐야겠는데요.

    ◀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목한 지역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입니다.

    사실 앞바다라는 말은 정확지가 않고 이보다 먼 육지에서 최소 3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울릉분지 지역입니다.

    땅도 '필지'라는 개념으로 구역이 나눠져 있는 것처럼, 바다에도 광업권이 설정된 구역, '광구'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이 중 포항 옆쪽으로 8광구과 6-1광구북부, 6-1광구중부동부에 걸쳐서 7개의 유망구조가 발견됐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7개 유망구조를 발견한 게 컨설팅 그룹인 '액트지오'라는 회사입니다.

    ◀ 앵커 ▶

    하나씩 천천히 짚어볼게요.

    먼저 유망 구조, 이것이 전문 용어겠죠.

    석유나 가스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유망한 곳이다. 이런 뜻인가요?

    ◀ 기자 ▶

    네, 말씀하신 것과 대략 비슷하지만, 유망구조는 자원개발에 사용되는 정식 용어입니다.

    석유나 가스가 들어 있으려면 일종의 그릇 모양의 지형이 바다 아래에 있어야 하는데, 이런 특정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지형, 구조를 '유망구조'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정부 발표 내용은, 7개의 그릇에 가스나 석유가 꽉 들어차 있다면 최대 140억 배럴이 있을 거란 뜻입니다.

    ◀ 앵커 ▶

    궁금한 게 방금 말씀하신 최대 140억 배럴, 이 수치입니다.

    이걸 액수로 환산했을 때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다" 이렇게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 기자 ▶

    네, 매장량 추정치는 35억 배럴에서 140억 배럴까지 폭이 굉장히 큰데요.

    그런데 설사 최대치인 140억 배럴이 모두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생산할 수 있는 양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즉 심해에 석유는 액체 형태로 고여 있는 게 아니라 암석에 스며들어 있는데 이를 다 뽑아내기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매장량에서 실제로 퍼 올리는 비율을 회수율이라고 하는데 석유의 경우에는 30~35%, 가스의 경우는 90% 수준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추정된 매장량을 갖고 삼성 시가총액을 거론하는 것은 다소 섣부른 발언일 수 있습니다.

    ◀ 앵커 ▶

    알겠습니다.

    이런 의문도 있습니다.

    20% 시추 성공률이라고 하던데, 이게 어떤 수준인지.

    왜냐하면 궁금한 게 단순하게만 생각하면 20%는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거든요.

    그런데 액트지오의 아브레우 고문이죠.

    "이게 상당한 높은 수치다" 이렇게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이 근거가 뭔 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 기자 ▶

    석유 업계에서는 동해와 같이 이전에 유전이 개발되지 않은 지역에서 20%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는 합니다.

    이 20%는 첫 번째 시추 지점에서 석유나 가스가 발견될 확률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보다 정확히는 석유나 가스의 기반이 되는 기반암, 이를 가두어주는 덮개암, 공간을 만들어주는 저류층의 존재 확률과 품질, 또 이들의 구조가 석유나 가스를 가두는 모양일 확률 등을 모두 곱해서 성공률이 나옵니다.

    정확한 계산 방법은 분석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고 또 영업비밀이라서 공개할 수 없다는 게 액트지오 측의 입장입니다.

    또 액트지오가 과거 분석을 했던 남미의 가이아나 광구의 경우 성공률이 16%였다는 점도 끌어들여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알겠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쨌든 결국에는 진짜 가스와 석유가 있는지 아닌지, 이거는 시추를 해 봐야 알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시추 한 번에만 또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요.

    결국에는 분석의 신빙성이 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 기자 ▶

    네, 자원개발에는 실패 가능성도 있고, 또 어느 정도 모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건 이 액트지오라는 소규모 업체에게만 분석을 맡기고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해도 되겠느냐라는 점일 텐데요.

    특히 2007년부터 같은 지역에서 탐사와 시추를 이어오던 호주의 대규모 석유개발업체 '우드사이드'가 결국 15년 만에 "미래가치가 없다"며 철수를 한 게 알려지면서 이런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데요.

    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건 인수합병이라는 내부 경영사정이 주된 이유였고 또 액트지오는 우드사이드보다 더 많은 자료를 갖고 분석했다면서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곽원준 수석위원/한국석유공사(지난 7일)]
    "(우드사이드가) 철수하고 난 이후에 2022년에 저희들이 여기 저희들이 갖고 있던 지역에 대규모 3D를 실시했습니다. 울릉분지 전체를 3D로 볼 수 있는 탐사 자료의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이 자료를 액트지오사에서 해석을 했고…"

    ◀ 앵커 ▶

    석유공사 얘기 들어봤는데요.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액트지오가 세금 체납으로 지난해까지 법인자격이 박탈 상태였다. 이런 사실이 알려졌는데?

    ◀ 기자 ▶

    네, 액트지오가 2019년부터 2023년 3월까지 미국 현지에서 법인세를 안 내서 '법인 자격 박탈' 상태였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석유공사가 액트지오에 분석을 맡긴 2023년 2월이었으니까, 당시 법인 등록이 말소된 상태인 업체와 계약을 했다는 건데요.

    석유공사는 "행위 능력이 일부 제한된 상태에서도 계약 체결은 가능하다"고 밝혔는데, 당시 법인세 체납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앵커 ▶

    명확한 답변이 필요해 보이기는 하네요.

    올 연말에 시추에 착수한다고요?

    ◀ 기자 ▶

    맞습니다.

    12월부터 시추를 시작할 예정인데요.

    약 40일 정도면 석유나 가스가 정말 있는지 경제성이 있는 정도인지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 앵커 ▶

    그 결과를 지켜봐야겠네요.

    알겠습니다.

    장슬기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기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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