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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리포트] RE100과 아마존이 말했다 "돈과 일자리 한국 떠날 위험"

[기후환경 리포트] RE100과 아마존이 말했다 "돈과 일자리 한국 떠날 위험"
입력 2024-06-24 07:42 | 수정 2024-06-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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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말 정부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1.6%로 제시했습니다.

    2년 전 제시했던 목표를 그대로 고수한 건데요.

    이 수치는 높은 걸까요, 낮은 걸까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봤습니다.

    이것은 세계 주요국이 지금까지 제시한 2030년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입니다.

    영국 85, 독일 75, 미국 59, 일본 38% 등으로 한국은 OECD 37개국 중 최저였습니다.

    RE100. 파리협정을 실천하기 위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만 쓰자는 세계적 캠페인입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RE100 운영 주체죠, 클라이밋 그룹을 연결해 한국의 결정에 대해 물었습니다.

    [헬렌 클락슨/클라이밋 그룹 (RE100 주관) 최고 책임자]
    "(한국의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매우 실망했습니다."

    그 이유는 RE100에 가입한 국내외 회원사들이 겪는 어려움 때문입니다.

    [헬렌 클락슨/클라이밋 그룹 (RE100 주관) 최고 책임자]
    "회원사들은 일관되게 한국이 재생에너지 전기를 구매하기 가장 어려운 시장 중 하나라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삼성과 SK를 비롯한 국내 기업 36개와 50여 개의 다국적 RE100 회원사가 있습니다.

    RE100 측은 이들은 현재 사용 전력의 약 9%만을 재생에너지로 공급받고 있는데, 전 세계 회원사들의 평균인 50%에 비해 매우 낮다고 밝혔습니다.

    상황이 얼마나 힘든지 국내에서 활동 중인 대표적 RE100 회원사인 아마존에 물었습니다.

    [켄 헤이그/AWS 아시아 태평양 환경 정책 총괄]
    "현재 한국에는 굉장히 작은 규모의 재생에너지 파이만 존재합니다. 그 작은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기업들은 지금도 극심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자사뿐 아니라 공급망에 제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이 사용할 재생에너지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켄 헤이그/AWS 아시아 태평양 환경 정책 총괄]
    "아마존만 그런 게 아닙니다. 공급망 내 한국의 협력사들과 심지어 우리와 경쟁하는 경쟁사들도 모두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공급망에서 탄소를 제거하려는 이런 움직임은 우리 수출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금 우리 제조 수출기업의 16.9%가 해외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고 그중 41.7%가 올해나 내년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부족한 재생에너지를 구하기 위해 아마존은 지난해 말 국내 대기업과 60MW급 태양광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까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인데요.

    아마존은 한국에 더 큰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켄 헤이그/AWS 아시아 태평양 환경 정책 총괄]
    "아마존(AWS)은 한국 내 클라우드 인프라에 한화 약 8조 원, 미화 약 6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 이번 계약은 그 일환입니다."

    그러자면 더 많은 재생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아마존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인도 9건, 일본과 호주에서 4건 등의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한국에서는 이제 첫걸음을 뗐다고 말합니다.

    [켄 헤이그/AWS 아시아 태평양 환경 정책 총괄]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허가를 받는 것도 어렵고 발전소가 완공된 뒤에는 전력망에 연결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수십 겹에 달하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장벽은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헬렌 클락슨/클라이밋 그룹 (RE100 주관) 최고 책임자]
    "한국에서 해상 풍력 발전소를 건설하려면 29가지 법률에 따라 10개 이상의 행정 기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2038년까지 신형 원전 1기를 비롯해 무탄소 전원인 원전 4기를 더 짓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원전도 무탄소 전원인데 RE100이 재생에너지에만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헬렌 클락슨/클라이밋 그룹 (RE100 주관) 최고 책임자]
    "한국이 2038년까지 새 원전을 짓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2024년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14년간 그만큼의 탄소를 줄이지 않고 계속 배출하겠다는 거죠."

    한국이 원전을 잘 활용하는 건 중요하지만 재생에너지 목표를 낮춰 잡은 건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밀리는 실수가 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 힘들면 실제로 투자의 우선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켄 헤이그/AWS 아시아 태평양 환경 정책 총괄]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 지역에 우선적으로 투자할 것입니다."

    원전도 무탄소 전원으로 고려하긴 하지만 재생에너지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말합니다.

    [켄 헤이그/AWS 아시아 태평양 환경 정책 총괄]
    "현재 가장 즉각적이고, 확장 가능하며 저렴한 청정 에너지원이 재생에너지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RE100과 아마존이 우리 경제에 전하는 조언은 간결하고 분명했습니다.

    [헬렌 클락슨/클라이밋 그룹 (RE100 주관) 최고 책임자]
    "미래에는 원자력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재생에너지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만 다른 나라에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업들은 생산 시설을 한국 밖으로 옮겨야 할 수도 있습니다."

    [켄 헤이그/AWS 아시아 태평양 환경 정책 총괄]
    "지금 필요한 건 시장과 정책을 수정해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속화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재생에너지를 따라 돈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충분한 재생에너지가 없다면 투자와 일자리도 붙잡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기후환경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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