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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너무한다"‥외유성 출장에 혈세 '펑펑'

"해도 너무한다"‥외유성 출장에 혈세 '펑펑'
입력 2024-06-26 06:50 | 수정 2024-06-2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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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 지방의원들의 해외 출장비용은 다 어디서 나온 걸까요.

    비용도 전수조사해 봤더니, 지난 2년간 2백4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이 여기에 투입됐습니다.

    이어서 조국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인구 41만 명의 인천 미추홀구.

    최근 전세사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데다, 치안이나 구도심 개발 문제 등 지역 현안이 산적한 곳입니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다양해지는 주민 요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겠다며, 미추홀구의원들은 지난달 7박 9일 일정의 해외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출장지와 목적부터 뜬금없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역사와 지식을 습득하겠다", 일정 대부분이 관광지 방문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출장 이후 작성한 결과 보고서에도 '문화' 관련 언급은 많지 않습니다.

    '마드리드를 걸으며 생동감을 느꼈다', '알함브라 궁전과 그라나다 대성당을 방문해 문화 교류를 할 기회를 가졌다' 정도입니다.

    이들은 9일 일정 중 환경단체와 돌봄센터 등 서너 곳을 공식 방문해 구색을 맞췄지만, 그마저 시급한 지역 현안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번 출장에 들어간 9천5백만 원을 부담한 곳은 다름아닌 '미추홀구의회'.

    세금쓰고 다녀온 겁니다.

    [배상록/인천 미추홀구의회 의장]
    "많이 가서 보고 옴으로 해서 아는 게 생겨요. 아는 만큼 또 보이잖아요. (의회가) 나아갈 방향이 보일 것 아닌가‥(혈세를) 헛되이 쓰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을 하고‥"

    임기 전반기 2년 동안 42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제주도의회.

    역시 출장 경비로 4억 4천만 원의 세금이 투입됐습니다.

    특히 김경학 의장은 가장 많은 11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해외 체류 기간만 59일.

    2년 중 두 달을 나라 밖에 있었습니다.

    [제주도의회 관계자 (음성변조)]
    "어느 한 분이 42회에 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제주도는 또 이제 기초의회가 없다 보니까 출장도 많을 수밖에 없어요."

    전국 광역·기초의회 243곳 소속 의원들이 지난 2년 동안 해외출장을 가면서 쓴 의회 예산을 모두 확인해 봤습니다.

    1158번 해외에 나가는 데 들어간 예산은 240억 원.

    광역의회 중에는 경기도의회가 가장 많은 12억 9천만 원을 썼고, 서울시의회 10억 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비수도권에서는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인 전남도의회가 5억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초의회 중에는 전북 전주시 3억 9천만 원, 경남 창원시 3억 2천만 원, 서울 강남구 2억 8천만 원 순이었습니다.

    지방의회마다 서로 뒤질세라 세금을 써가며 경쟁적으로 해외에 나가는 상황.

    이같은 일이 반복되는 건 출장비 재원인 지자체 예산 심의 권한을 의원 스스로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A구의장 (음성변조)]
    "아주 법을 바꿔서 못 나가게 하든지‥직무유기잖아요. 국가에서 지방의원들이 (해외) 나가서 보고, 교류도 하고 이렇게 하라고 만들어 준 걸‥"

    '외유' 경비를 스스로 결정하는 구조에 별다른 견제 장치마저 없는 사이, 시민의 혈세는 줄줄 새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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