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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외유성 출장' 실태‥대안은 없나?

'지방의원 외유성 출장' 실태‥대안은 없나?
입력 2024-07-01 07:42 | 수정 2024-07-0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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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동안 MBC가 전국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실태를 전수 조사해 연속 보도로 전해드렸는데요.

    이 내용 취재한 팩트앤이슈팀 남효정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남 기자, 먼저 보도 내용 정리를 해주실까요.

    ◀ 기자 ▶

    네, 저희는 전국 243개 지방의회에 일일이 정보공개 청구를 해, 민선 8기 지방의회, 지난 2년 동안의 해외 출장 내역을 입수했습니다.

    출장 일정, 심사위원회 회의록, 결과보고서 등을 확보해 분석했는데요.

    전국에는 3천 8백여 명의 지방의원들이 있습니다.

    분석해보니, 지난 2년간 1,158회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달 평균 48회, 매일 1.6회씩 출장을 명목으로 해외에 나간 건데요.

    광역의회 중에는 제주도의회가 42회로 가장 많이 나갔고, 기초의회 중에서 해외 출장 횟수가 가장 많은 곳은 18번 나간 경북 포항시의회였습니다.

    이 출장들은 공무국외 출장이기 때문에 경비는 의회운영 예산에서 대부분 지원되거든요.

    이렇게 2년 동안 해외 출장에 든 세금은 240억 원이 넘었습니다.

    의원들만 가는 게 아니라 수행직원까지 동원돼서 한 번 나갈 때마다 수천만 원씩 들기 때문인데요.

    광역의회 중에는 경기도의회가 가장 많은 12억 9천만 원을, 기초의회 중에는 전북 전주시가 3억 9천만 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앵커 ▶

    2년 동안 1,158번, 또 예산은 240억, 그리고 수행 직원까지 동행했다…

    어디를 그렇게 다녀온 겁니까?

    ◀ 기자 ▶

    네, 그래서 해외 출장지가 어디였는지 모두 분석해 봤습니다.

    각 지방의회에서는 지역 경제 발전, 의정활동 역량 강화 등 다양한 목적을 내세우며 해외 출장을 갔다 왔는데요.

    지역마다 특색과 현안이 다 다른 데도 방문국이 상당히 겹쳤습니다.

    일본만 해도 177회나 갔고요.

    독일, 싱가포르를 96번이나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호주, 중국, 프랑스 등 해외 여행지로도 인기가 많은 나라들이 뒤를 이었는데요.

    중요한 건 '그 나라의 어디를 가서, 무엇을 배웠느냐'잖아요.

    그래서 구체적인 방문 장소도 확인해봤습니다.

    방문 횟수 1위 국가인 일본의 경우 오사카성, 청수사, 도톤보리 같은 유명한 관광지였고요.

    방문 2위 국가인 독일 역시 뢰머광장, 하이델베르크 고성 등 관광지들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대표 유흥가인 '신주쿠 가부키초'를 일정에 넣거나, 프랑스 파리의 가정집을 공식 방문지라고 잡은 곳도 있었습니다.

    ◀ 앵커 ▶

    방문지만 좀 봐도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곳들이기 때문에 어떤 목적으로 갔는지 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 결과 보고서를 내도록 돼 있지 않습니까?

    보고서는 어땠습니까?

    ◀ 기자 ▶

    네, 일단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면 구체적으로 뭘 배웠고, 또 의정활동에 어떻게 반영하겠다라는 걸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 내용을 쓴 게 결과보고서인데요.

    일일이 저희가 보고서도 분석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단순 감상평을 늘어놓는 등 대부분이 보고서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고요.

    곳곳에 표절의 흔적까지 나타났습니다.

    한 의회는 아동 보육정책을 연구한다면서 프랑스를 다녀온 뒤, 10년 전에 나온 논문을 베낀 곳도 있었고요.

    또 6년 전에 자기들이 쓴 보고서 총평을 그대로 베낀 곳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여행사가 직접 보고서를 대필해준다는 고발도 나왔습니다.

    그렇게 관광지를 중심으로 다니면서 구색용으로 해당 지역의 기관을 두세 곳 방문하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었는데요.

    아예 공식 기관을 하나도 가지 않고 관광지만 돌아다닌 의회도 17곳으로 조사되었습니다.

    ◀ 앵커 ▶

    뭐 다소 과격한 반응입니다만 이런 식으로는 지방 의회 없애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반응이 나올 정도로 굉장히 분노한 시청자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외유성 출장이 왜 계속 좀 반복되는 거라고 보십니까?

    ◀ 기자 ▶

    이 외유성 출장을 오래 연구한 전문가들은 출장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심사위원회 회의록도 뜯어봤는데요.

    심사위원들이 외부 비판 등 피해의식을 갖지 말고 당당하게 가라 하면서 오히려 외유를 부추기거나 의원들은 놀더라도 해외에서 놀아봐야 한다는 등 황당한 말을 한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출장의 적정성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할 심사위원들이 이런 상식 밖의 이야기를 한 건데요.

    심사위원의 구성 방식을 보면 이게 조금 이해가 갑니다.

    심사위원의 임명권을 의장이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전직 공무원이나 관계 기관 단체장 등 의회와 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 심사를 하다 보니 객관적인 심사를 기대하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 앵커 ▶

    그러니까 이게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은 결국에 혈세를 써서 이렇게 출장을 다니고 있다는 건데, 막을 방법은 없습니까?

    ◀ 기자 ▶

    그래서 이 출장 심사위부터 좀 뜯어고쳐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사위원의 구성 방식을 바꾸거나 독립적인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또 특별한 경우에만 해외 출장을 하도록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거나 해외 출장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권익위도 9월까지 모든 지방 의회를 대상으로 불법 예산 집행과 허위 보고서 등 국외 출장 실태를 집중점검하기로 했습니다.

    국민들의 분노가 큰 만큼 정부와 각 정당이 책임감을 갖고 개선책을 마련해야겠습니다.

    ◀ 앵커 ▶

    팩트앤이슈팀의 남유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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