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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짜고짜 "야당 좋은 일 시키나"‥"압박 느꼈다"

다짜고짜 "야당 좋은 일 시키나"‥"압박 느꼈다"
입력 2024-07-17 07:09 | 수정 2024-07-1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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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 이종호 씨의 녹음파일에 등장한 경찰 경무관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던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MBC가 경무관과 해당 수사팀장의 통화 내용을 입수했는데요.

    이 경찰은 올해 초 정부 중앙징계위에 회부됐는데도 정작 징계는 피해 갔습니다.

    변윤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장이 처음 조 모 경무관의 전화를 받은 건 지난해 10월 5일로, 다국적 마약조직 일당 검거 브리핑과 국정감사를 닷새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수사팀장에 따르면 조 경무관은 첫 통화에서 관세청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수사 브리핑에서 세관 수사 내용까지 밝히는 건 국감에서 야당 좋은 일만 시키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관세청에는 "같은 정부 일원이니 무리하게 안 할 거"라고 미리 말해뒀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습니다.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장(음성변조)]
    "갑자기 전화해서 이런 말씀을 하시니까 제가 상당히 당황했고, 그리고 약간 압력을 느꼈습니다."

    열흘 뒤 이어진 두 번째 통화에서도 조 경무관은 자신이 관세청과 어떤 관계인지 설명했습니다.

    [조 모 경무관(음성변조)/지난해 10월 14일]
    "생안부장 오기 전에 공항경찰단장을 했어요. 그래가지고 이제 거기서 저한테 협조를 요청한 거예요…관세청장께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회유성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조 모 경무관(음성변조)]
    "특히 관세청이나 경찰청이나 다 정부 입장이기 때문에 정부의 일원이고 그래서 타기관을 최대한 예우하면서 부담 없도록, 왜냐하면 스스로 침 뱉는 거기 때문에…"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세 번째 통화에선 조 경무관은 읍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사 외압 의혹이 언론에 기사화될 조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 모 경무관 (음성변조)/지난해 11월 14일]
    "이번에 서울청 생안부장하다가 승진이 안되고 그래서 이번에 마지막으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게 언론 보도 나면 이 기회마저 정말 어려울 것 같아서 정말 다급한 심정으로…"

    진급 이야기도 합니다.

    [조 모 경무관(음성변조)]
    "일단은 제가 이번에 진급을 하면 과장님을 위해서 열심히 뛸게요. 과장님 저 좀 일단 살려주십시오. 고립무원이라고 하는데 제가 영등포서장 출신 아닙니까?"

    결국 외압 의혹은 보도됐고, 경찰청 감찰 역시 외압을 인정해, 조 경무관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인사혁신처는 징계를 내리지 않았고, 세관에 대한 수사는 현재 답보 상태에 빠져있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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