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남부지방엔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인데요.
이런 날씨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야 하는 택배 기사들이 작업 환경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유영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울산의 한 택배 터미널 시설.
비닐하우스처럼 푹푹 찌는 천막 아래에서 택배 분류 작업이 한창입니다.
아침 시간인데도 내부 온도는 벌써 38도.
작업자들의 더위를 식혀 줄 냉방기구는 오로지 선풍기뿐입니다.
내부 온도가 너무 높다 보니 열풍기에 가까운데 그마저도 온전히 쐴 수가 없습니다.
[최영훈/택배 노동자]
"선풍기가 3~4명당 1대이기 때문에 이게 계속 회전을 해야 되거든요. 그 짬에도 바람이 불다가 안 불면 그게 그렇게 더워요."
제빙기 사용을 일절 금지한 택배사도 있습니다.
얼음 때문에 집단 식중독이라도 일으키면 사업장이 폐쇄돼 영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택배노조가 여름철 이런 천막 형태의 작업장 내부 온도를 측정해 봤더니 외부 기온보다 평균 7도에서 11가 높았습니다.
연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돼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다 보니 43도까지 올라간 곳도 있었습니다.
[김기홍/전국 택배 노조 울산지부장]
"장기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택배 노동자들이 일을 하는 터미널을 개방형이 아니라 실내형으로 만들어서 냉난방이 되게끔 하는 것이…"
택배사 측은 가설 건축물인 천막 시설을 철거하고 건물을 다시 지으려면 작업 공백이 생겨 시설 개선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새로 조성하는 시설들은 열 차단이 잘 되는 샌드위치 패널로 바뀌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택배노조는 비용 문제로 개선을 미루다 언제든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의 희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영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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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유영재
"얼음섭취 금지"‥폭염 속 택배 노동자
"얼음섭취 금지"‥폭염 속 택배 노동자
입력
2024-07-2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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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4-07-2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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