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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돌다 사망‥벼랑 끝 환자들

'응급실 뺑뺑이' 돌다 사망‥벼랑 끝 환자들
입력 2024-08-21 06:52 | 수정 2024-08-2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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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기약 없는 의정갈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응급실 뺑뺑이는 이제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닌 죽음의 공포로 다가옵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응급환자들의 절박한 사투를, 유서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구급차에선 마비 증세를 보여 대구에서 온 암 환자가 3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몸 한쪽이 굳어가며 구토 증세까지 보이지만, 병원 측은 '위중하지 않다'며 받아주지 않습니다.

    [육종암 환자 남편 (음성변조)]
    "(7년간) 다니던 곳이니까 그냥 이리 달려왔습니다. 사람이 꼬부라지고 죽어야지 받아주는지…"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구급대원들의 사투는 요즘 날이 갈수록 강도를 더합니다.

    한시가 급한 온열질환자는 16km 거리의 타지역으로, 심한 복통과 40도 고열에 시달리던 노인은
    45km 떨어진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병상이 난다 한들, 환자 볼 의사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김성현/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
    "(병원에서 수용 불가 정보를) 띄워놓지도 않고 (구급대가) 전화를 하면 이제 거절을 해버려요. 현장에서 시간이 아주 많이 낭비가 되죠. 지금 2차 병원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계속 2차 병원을 가라고 하고…"

    육종암이 간으로 전이돼 항암 치료를 받던 63살 이윤순 씨.

    지난달 5일,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간신히 응급실 한 곳에 도착했지만, 이틀 뒤 패혈증으로 사망했습니다.

    당초 암 수술을 받았던 상급종합병원은 '심정지 환자만 받겠다'며 거부했고, '기저 질환이 있어 안 된다', '신규 환자는 안 받겠다', '내과 진료가 불가하다', 다른 서너 곳에서도 갖은 이유로 손사래를 쳤습니다.

    [오00/사망 환자 딸]
    "정부 입장에서는 (의대 정원을) 2천 명이나 갑자기 무리한 증원을 해서 사람들이 이렇게 피해를 입고 있는데 도대체 대화할 의지가 있는 걸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 걸까… "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어느덧 반년, 그 사이 공식 접수된 응급실 '전원 요청'만 5천여 건, 이보다 훨씬 많을 현장 구급대원들의 이송 문의는 집계조차 불가능합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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