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재판에서 검사가 퇴정명령을 받고 쫓겨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관련된 이른바 성남FC 뇌물사건 재판이었는데요.
검사가 다른 곳으로 발령 난 뒤에도, 내용을 잘 아는 검사가 계속 재판에 나가야 한다며, 편법으로 참석한 관행에 제동을 건 겁니다.
손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퇴정 명령을 받은 정 모 검사는 성남지청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시절 성남FC 후원명목으로 뇌물을 받은 혐의를 수사했습니다.
이후 부산지검으로 발령이 났지만, 작년 9월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중입니다.
서울중앙지법의 이재명 대표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섭니다.
그런데 성남FC 사건 재판이 있는 날에는 또다시 하루짜리 성남지청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을 받아 재판에 참석해 왔습니다.
직무대리의 또 직무대리 명령을 중복해서 받은 겁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검사 인사권이 없는 검찰총장이 이런 발령을 낸 건 문제가 있다면서 지난 석 달 간 시정하도록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그동안 '관행'이라며 버티자, 결국 초유의 검사 퇴정 지휘가 내려진 겁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 허용구 재판장은 "수사·기소권을 독점한 검사가 자신의 관할 구역을 마음대로 확대하지 못하도록, 부득이한 경우에만 직무대리 발령을 내게 한 게 검찰청법 취지"라며 "이중 직무대리 발령이 법률상 가능하다 해도 그 요건은 엄격히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 측은 "사건 내용이 복잡해 직무대리 발령을 할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장은 "사안이 복잡하면 하루짜리가 아닌, 법무장관에게 보고해 정식 파견을 보내야 한다"고 맞받았습니다.
검사들은 "재판부가 소송지휘권을 남용했다"며 반발한 뒤 모두 법정을 퇴장해 재판은 50분 만에 끝났습니다.
이후 성남지청은 입장문을 통해 직무대리 제도는 국정농단 사건 등 주요 사건에서 수십년간 관행으로 정착돼 왔다며 중복대리를 금지하는 규정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자의적 판단에 터잡은 관행에 소송지휘권을 가진 재판장이, 그것도 검찰출신 판사가 불법이라는 판단을 내린 만큼 변화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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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손구민
"위법한 관행"‥'성남FC 재판' 검사에 퇴정 명령
"위법한 관행"‥'성남FC 재판' 검사에 퇴정 명령
입력
2024-11-12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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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4-11-12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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