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조희원

"압수 들어온다 폐기하라"한 날‥휴대전화도 바꿔

입력 | 2024-11-21 07:27   수정 | 2024-11-2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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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명태균 씨가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던 정황이 하나 더 드러났습니다.

올해 초 강혜경 씨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폐기하라고 지시한 날, 휴대전화까지 교체한 겁니다.

조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올해 1월 3일 명태균 씨와 강혜경 씨의 통화입니다.

[명태균-강혜경 (올해 1월 3일)]
″하드디스크 교체했어요? 그때? 〈아니요. 컴퓨터 확 치워버릴게요.〉 하드디스크 본인 집에 압수 들어올지 모르니까 하드디스크 해가지고, 버려. 어디다 폐기 처분해.″

명 씨 측은 ″김영선 의원실에 오랫동안 가지 않게 돼 공용컴퓨터를 정리하라″는 뜻이었다며 증거 인멸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명 씨가 이날, 자신이 쓰던 휴대전화까지 교체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확인해 보니 이날, 경남 선거관리위원회가 김 전 의원을 수사 의뢰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명씨가 컴퓨터 하드디스크 폐기를 지시하고, 휴대전화를 교체한 겁니다.

검찰은 이로부터 9개월이 지나서야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은 명 씨, 변호인과 함께 명씨가 폐기하라고 했던 컴퓨터 하드디스크 포렌식 과정을 열람했습니다.

강혜경 씨가 명 씨의 폐기 지시를 따르지 않고, 따로 챙겨둔 하드디스크입니다.

앞서 검찰은 이 하드디스크에서 2022년 5월 9일 김영선 전 의원 공천 확정 전날, 명 씨와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보했습니다.

또 같은날 윤석열 대통령의 ″김영선 좀 해줘라″ 녹음파일로 추정되는 파일명도 복원해냈습니다.

하지만 명씨가 대선 기간 썼다는 휴대폰과 윤 대통령 실제 녹음파일은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어, 뒷북 압수수색, 늑장 수사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