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뇌부 안가로 불러‥"국회의원 체포 지시"

◀ 앵커 ▶

조지호 경찰청장은 앞서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았다고 밝혔는데요.

비상계엄 선포 3시간 전쯤 윤석열 대통령의 호출을 받고, 김봉식 서울경찰청장과 함께 대통령 안가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계엄 당일 지시사항이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찰 특별수사단이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 3시간 전쯤 윤석열 대통령이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대통령 안전 가옥으로 불러 만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계엄군이 장악할 대상 기관과 인물 등이 적힌 A4 1장 분량의 지시 사항을 조 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악 대상 기관에는 MBC 등 일부 언론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 자리에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초 조 청장은 앞서 국회에 출석해 계엄 선포 사실을 언론 보도 전까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조지호/경찰청장 (지난 5일, 국회 행안위)]
"<청장님, 대통령 비상계엄을 언제 알았나요 처음에?> 언론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경찰청도 조 청장이 지난 3일 저녁 6시 반쯤부터 밤 10시까지 공관에만 머물렀다고 국회에 보고했는데, 경찰 조사 내용대로라면 모두 거짓이 되는 겁니다.

또, 조 청장은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후 여섯 차례 전화를 걸어,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조 청장은 윤 대통령의 지시를 모두 거부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 조지호, 김봉식 두 사람을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봉쇄를 지시해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막는 등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한 경찰은 이르면 오늘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위한 공조수사본부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검찰을 제외한 협력체계를 구축한 건데, 이에 따라 영장 청구를 위해 검찰을 거쳐야 했던 경찰 수사는 공수처와의 공조로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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