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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세계 향해 외친 '진실'‥日 사죄 끝내 못 보고
입력 | 2025-05-15 00:10 수정 | 2025-05-1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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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향년 97세로 별세한 이옥선 할머니의 발인식이 엄수됐습니다.
이옥선 할머니는 전 세계를 다니며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지만, 끝내 일본의 공식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습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6명뿐입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옥선 할머니가 부산에서 중국 옌지로 끌려 갔을 때, 만 14살이었습니다.
심부름 나갔다 영문도 모른 채 붙잡혀 간 곳은 일본군 비행부대였습니다.
그렇게 3년 동안 일본군 성노예로 고초를 당했습니다.
[고 이옥선 / 위안부 피해자 (지난 2019년)]
″남자가 둘이 길을 딱 막는거예요. 한 놈이 팔 하나 쥐고, (다른) 한 놈이 팔 하나 쥐고 무조건 끌고 가는 거예요.″
해방 뒤에도 중국에 머물다 2000년에야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옥선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산 증인으로 나섰습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미국 브라운대 강연을 시작으로 호주, 독일, 일본까지 전 세계를 누볐습니다.
[고 이옥선 / 위안부 피해자(지난 2019년)]
″실제 우리 말하는 게 이게 진실이지. 우리가 그렇게 겪었기 때문에. 근데 왜 거짓말이라고 하냐고. 우리 그 아픈 고통을 자꾸 그렇게 듣고도 사죄를 못 받으니 얼마나 원통하고‥″
일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해 승소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고 이옥선 / 위안부 피해자(지난 2021년)]
″우리는 돈이 상관 없다는 거지… 3억 원을 줘도 안 된다는거지… (일본 정부가) 전에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해야 되지, 솔직히 말 하라는 거지.″
향년 97세, 이옥선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는 건 못다이룬 유언이 됐습니다.
[장은아 /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대표]
″모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노력 위에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할머니께 빚을 지었고..″
1천7백회를 맞은 수요시위, 이옥선 할머니를 향한 묵념과 헌화,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백민규]
″일본에서는 이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이제 잊지 않고 계속 기억할 거라고. 오히려 더 큰 목소리가 나올 거라고…″
새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 / 위안부 피해자]
″위안부 문제 제일 먼저, 대통령이 되시거든 해결하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부탁합니다.″
위안부 피해자는 20만 명으로 추산되고 공식 등록자는 240명입니다.
이옥선 할머니의 별세로 이제 남은 분은 6명입니다.
MBC 뉴스 이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