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부 투표소에선 '부정선거 감시'를 내세우는 단체가 투표소에 들어가는 유권자들을 허락도 없이 촬영하는가 하면, '한국인이 맞냐'며 시비를 걸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출입이 통제된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무단 침입하는 일도 잇따랐습니다.
고병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전투표소 앞을 촬영하던 남성들이 투표를 마친 여성 유권자에게 다가갑니다.
"저기요 잠깐만요. 띠가 뭐 어떻게 되세요?"
자리를 피하려는 여성을 따라가며 황당한 질문을 쏟아냅니다.
"숫자 좀 세어보실 수 있나요? <손으로 숫자‥>"
아무 권한도 없이 부정선거를 감시하겠다, 또 투표권이 없는 중국인들이 투표를 하는 게 아닌지 찾겠다는 겁니다.
선관위가 사전투표율을 부풀린다며 유권자의 수를 일일이 확인하고, 서울 대림동 등 일부 지역에선 '한국인 테스트'를 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사전투표소 주변을 직접 살펴 봤습니다.
투표소에 들어가는 시민들을 허락도 없이 일일이 촬영하고, '국민감시집회'라는 이름으로 아예 투표소 앞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기도 합니다.
[자칭 '부정선거 감시단' (음성변조)]
"그냥 시민단체에서 감시하는겁니다. <부정선거 이런거에요?> 뭐 선거‥사전투표‥"
[자칭 '부정선거 감시단' (음성변조)]
"그냥 동네에서 나와가지고 우리끼리 그냥, 그냥 하는 거니까 아무 신경 쓰지 마세요."
일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를 상징하는 '윤 어게인' 모자를 쓰고 있었습니다.
곳곳에서 시민들과 마찰이 빚어졌고, 선거사무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사전투표소 관계자 / 자칭 '부정선거 감시단' (음성변조)]
"저희도 경찰 부릅니다. <맘대로 하세요>"
[선거사무원 (음성변조)]
"여기서 서서 큰 소리로 얘기를 했어요. 그런 것들이 해를 끼치는 것 같아서 저도 무서웠어요. 불안하고 불편해요."
사전투표함을 보관하는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무단 침입하는 일까지 잇따랐습니다.
경남 하동에선 건물 뒤 배관을 타고 몰래 들어가려 한 30대 남성이 붙잡혔고, 서울 구로구에서도 50대 남성과 60대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수원에선 60대 남성이 CCTV 등 선거 자료를 직접 살펴보겠다고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선관위 관계자 1명이 다쳤습니다.
경기도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에선 '회송용 봉투에서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가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선관위는 "누군가로부터 투표지를 넘겨받아 혼란을 부추기려고 일으킨 자작극으로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선관위가 거듭 엄정 대응을 경고한 가운데,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대선 무효"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고, 선거 불복을 예고했습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25
고병찬
고병찬
"중국인 아니냐?" 시비‥투표 시민 '무단' 촬영
"중국인 아니냐?" 시비‥투표 시민 '무단' 촬영
입력
2025-05-31 00:59
|
수정 2025-05-31 01:24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