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만취한 30대 남성이 대리 운전기사를 차량에 매달고 달려 숨지게 한 사건,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확인된 범행 동기도 황당합니다.
가해 남성은 대리운전기사가 운전할 때 뒷좌석에서 자고 있었는데,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차가 덜컹거려 자신을 깨웠다는 이유로 앞좌석으로 넘어와 폭행했다는 겁니다.
이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두운 새벽, 대전의 한 도로변.
갑자기 흰색 차량이 멈춰 서더니 조금 있다 차문이 열립니다.
운전석 밖으로 발이 나와 있었는데 몸싸움이 벌어지고 밖으로 모자도 떨어집니다.
대리운기사가 안전벨트에 묶여 차밖에 매달려 있는데 차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차량은 사람은 매단 채 맞은 편 차에 부딪혔지만 멈추지 않고 중앙선을 넘어 갈지자로 질주했습니다.
"차량은 대리기사를 매단 채 1.5km가량을 달리다 도로 연석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습니다."
대리기사는 온몸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폭행이 시작되고 대리운전기사가 밖으로 내쳐질 당시, 주변 차량들이 이를 목격했지만 경찰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만취상태인 차 주인은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당초 뒷자리에 타 자고 있던 차 주인이 앞자리로 넘어와 대리운전기사를 폭행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차가 과속방지턱을 넘으면서 흔들려 자신을 잠에서 깨웠다며 폭행을 시작한 겁니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과속이나 난폭운전은 없었습니다.
사고 초기 대리 기사 혼자 차량 밖에서 발견돼 CCTV가 없었더라면 단순 사고로 처리될 수도 있었습니다.
[성노근 / 대전유성경찰서 형사과장]
"교통사고로 현장 옆에 튕겨나오는 그런 흔적만 보이고 피의자는 현장을 이탈해서 (차 안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던 30대 남성은 경찰이 CCTV와 블랙박스 등 증거를 내밀자 그제서야 자신이 대리기사를 폭행하고 운전대를 잡은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MBC뉴스 이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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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25
이혜현
이혜현
CCTV에 찍힌 현장‥"잠 깨웠다고 폭행"
CCTV에 찍힌 현장‥"잠 깨웠다고 폭행"
입력
2025-11-28 00:22
|
수정 2025-11-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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