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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군에서 안 보낸 것처럼"‥대북풍선 보내 도발?

[단독] "군에서 안 보낸 것처럼"‥대북풍선 보내 도발?
입력 2025-01-13 20:18 | 수정 2025-01-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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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동안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윤석열 정부는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데도 '표현의 자유'라며 손을 놓고 있었죠.

    그런데 탈북민 단체가 아니라 심지어 군이 직접 대북전단을 보내려고 준비했던 정황이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문제가 될 걸 알았는지 담당 간부는, "군에서 안 보낸 것처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한 걸로도 전해집니다.

    차현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북한이 오물풍선을 내려보내던 지난 6월 무렵.

    당시 합동참모본부 심리전 과장이던 서모 대령은 법무 검토가 필요하다며 합참 법무실을 찾았습니다.

    서 대령은 법무관들에게 남북관계발전법상 '전단 등'의 개념을 물어보며, "우리가 풍선에 미국 달러 같은 거를 넣어서 보내도 되나"라고 자문을 구했습니다.

    "달러 말고도, 케이팝이 잔뜩 담긴 USB 같은 것도 넣어서 보낼 거"라고도 했습니다.

    탈북민 단체들이 북한에 풍선을 살포할 때 함께 보내는 물품과 유사합니다.

    당시는 북한 오물풍선에 대응한다며 정부가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멈추고,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며 남북 간 군사 충돌에 대한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서 대령은 "군에서 안 보낸 것처럼 해야지"라고 덧붙였습니다.

    군이 직접 대북전단을 보내 갈등을 부추기는 게 문제가 될 것이라 우려해 민간단체가 살포한 것처럼 꾸밀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부는 우리 군의 '대북전단 살포 의혹'에 대해,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해 왔지만 구체적인 준비 정황이 처음으로 드러난 겁니다.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
    "민간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그 기회에 더 많은 심리전용 대북전단을 군이 그 틈을 타서 조직적으로 보내려고 했다는 것은 사실상 도발 유도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조사를 해야 되고…"

    합참은 당사자 확인 결과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법무검토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대북확성기 사용 관련해서만 법무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서 대령은 지난 11월 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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