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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쿠팡 기사에 "불법 파견 아냐"‥택배노동자들 "면죄부" 반발

'과로사' 쿠팡 기사에 "불법 파견 아냐"‥택배노동자들 "면죄부" 반발
입력 2025-01-14 20:41 | 수정 2025-01-1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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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쿠팡 배송기사로 일하다 지난해 과로로 숨진 고 정슬기씨의 사건 이후, 쿠팡의 무리한 업무 환경과 불법파견 의혹이 논란이 돼왔는데요.

    고용노동부가 조사에 나선 지 석 달 만에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결론냈습니다.

    유족과 택배 노동자들은 쿠팡에 면죄부를 줬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5월, 쿠팡 배송기사로 일하다 숨진 뒤 과로사 판정을 받은 고 정슬기 씨.

    당시 정 씨가 쿠팡 물류자회사인 쿠팡 CLS와 나눈 SNS 대화에는, 동료 기사의 남은 업무를 메우기 위해 '달려달라'는 요구에 '개처럼 뛰고' 있다는 정 씨의 답이 오갔습니다.

    [고 정슬기 씨 아내]
    "안 된대요. 7시까지는 꼭 해야 된대요. '안 그러면 나 여기서 일을 못해'라는 얘기를 했었고…"

    배송기사들이 사실상 쿠팡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은 듯한 정황이 드러나자, 불법 파견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그러나 근로감독에 나선 고용노동부는 '불법 파견이 아니'라고 최종 결론냈습니다.

    정 씨를 포함해 1천2백 명 넘는 위탁 배송기사들의 SNS 대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구속력 있는 '지시'가 아니라 '정보 제공'이었다는 겁니다.

    또 고정 기본급도 없고, 자차로 일하기 때문에 '근로자성'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노동부는 쿠팡에 무리한 야간 노동을 줄이고, 물품 분류 작업 등의 부담을 줄이도록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택배 노동자들로 구성된 과로사 대책위와 유족들은 '쿠팡에 면죄부를 줬다'고 강력 반발했습니다.

    [정금석/고 정슬기 씨 아버지]
    "쿠팡의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계속 죽는 거였잖아요. (고용부는) 자기들 발뺌하고 쿠팡 면죄부 줄까, 이런 것밖에 생각 안 하는 사람들 같다."

    특히 숨진 정 씨의 경우 입차와 출차시간은 물론 배송 완료 후 수량까지 쿠팡에 '직접' 보고를 해왔고, 넘치는 업무량을 일부 제외해달란 요청도 여러 차례 거절당했다는 겁니다.

    [윤애림/노동자권리연구소장]
    "그런 여러 가지 지시·감독을 했다라고 하는 것이 쿠팡이 사용자로서 인정될 수 있는 굉장히 강력한 증거가 되는 거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21일 택배 노동자의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한 '쿠팡 청문회'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편집: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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