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불법적인 지시로 경호처 직원들을 사지로 내몰며 버틸 것 같던 윤 대통령이지만, 법에 단단히 근거를 둔 공권력이 다가오자 결국 끝까지 버티길 포기한 걸로 보입니다.
또 당초 기대와 달리, 불법을 자행하는 자신에게 주변 사람들이 맹종하지 않음을 확인한 것도 영향을 준 걸로 보입니다.
지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민의힘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30여 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돼 차에 타기 직전, 대통령 관저로 들어가 윤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참석자들은 마지막 윤 대통령 모습이 매우 수척하고 피곤해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1시에 주무셨다가 뭐 일찍 2시 반에 전화가 와서 깨셨고 그래서 아마도 잠이 부족하신 것 같고 또 아마 시장도 하실 거고."
"윤 대통령이 '잠을 잘 못 잤다' 말했다"며 "체포가 임박해 오자 밤사이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권영진/국민의힘 의원]
"내가 가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어젯밤에 거의 잠을 못 주무셨다고 그러더라고요."
일부 강경파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호처 직원들이 등을 돌리고, 천 명이 넘는 경찰들이 밀고 들어온다는 소식에 사실상 자포자기한 걸로 보입니다.
그만큼 준비는 부족했습니다.
체포 직후 공개한 2분 48초짜리 대국민 영상메시지는 이 자리에서 즉석으로 촬영했습니다.
커튼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급하게 찍었습니다.
참석자들은 마지막 식사가 샌드위치였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빵과 잼으로 샌드위치를 준비해놨는데 그걸 같이 먹었다"는 겁니다.
여당 인사들과 마지막 자리에서도 윤 대통령은 사법부 탓을 했습니다.
법원까지 좌파라고 비난하면서 일방적인 논리를 마지막까지 되풀이했습니다.
[권영진/국민의힘 의원]
"자기는 이게 얼마나 무서운지 '좌파 사법 카르텔이 얼마나 무도하고 무서운지를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다' 그 말씀도 하시더라고."
윤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기 전에는 "마지막으로 반려견 '토리'를 봐야겠다"며 방에 잠시 들어갔다 나왔다고 참석자는 전했습니다.
"미안하다, 당을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의원, 당협위원장 한명 한명과 악수를 나눴는데, 일부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윤 대통령에게 큰절을 했습니다.
이 인사를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한 달 넘은 칩거를 마치고, 관저를 나와 공수처로 끌려갔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이지호 /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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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지윤수
"체포 임박하자 잠 못 잔 듯" 관저 떠나기 직전엔 "토리 보고 가야겠다"
"체포 임박하자 잠 못 잔 듯" 관저 떠나기 직전엔 "토리 보고 가야겠다"
입력
2025-01-15 19:44
|
수정 2025-01-1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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