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은 수사와 탄핵 모두에 대해 절차적 논란을 제기하며 본질을 호도하는 전략을 펴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헌법재판소에 낸 답변서를 보면, 온 국민이 두 눈으로 목격한 사실조차 대놓고 부인하고 있는데요.
특히 헌법 위반의 핵심 증거인 계엄 포고령 1호에 대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잘못 베낀 실수"라며 이번에도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계엄 포고령 1호는 그 자체로 명백한 위헌입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하더라도 국회 활동은 금지해선 안 됩니다.
[한정애/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정원/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포고령 1호는 우리 헌법에 부합합니까?>현 헌법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헌법 위반의 핵심 증거인 이 포고령 1호를 '실수'였다고 했습니다.
헌법재판소에 낸 2차 답변서에서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이 있을 당시 예문을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해명한 겁니다.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은 박정희 유신헌법과 전두환 5공 헌법 때나 있었던 조항입니다.
군부 독재를 교재 삼아 불법 계엄을 저질러 놓고 "부하의 실수"라는 어처구니 없는 변명을 내놓은 것입니다.
국회 봉쇄 목적도 부인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신분증 확인절차만 거치면 국회의원의 국회 입장은 자유로웠다"고 답했습니다.
병력 파견이 국회 기능 마비를 위한 조치가 절대 아니었다는 건데, 거짓말입니다.
당일 상황은 사실상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목격했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의원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불법 계엄인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계엄군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들어간 건 "흥분한 군중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유혈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국정 책임자의 인식으로 보기 어려운 충격적인 음모론도 늘어놨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선거 부정도 서슴지 않은 반민주·반민족 패거리들이라는 표현을 헌법재판소에 낸 답변서에 그대로 적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민주당이 중국의 재력을 앞세워 이 땅을 중국과 북한의 식민지로 만들려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헌환/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미 확신하고 있는 자에게는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거기에 수긍하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얘기…"
탄핵심판이 속도를 내며 뒤늦게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윤 대통령이 과연 국정 수행 능력이 있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이준하 / 영상편집: 김관순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윤상문
"포고령 김용현이 잘못 베껴"‥'눈 가리고 아웅' 새 전략
"포고령 김용현이 잘못 베껴"‥'눈 가리고 아웅' 새 전략
입력
2025-01-15 19:47
|
수정 2025-01-15 20:08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