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은밀하게 건넸던 문건 실물 사본을 MBC가 확보했습니다.
여기에는 윤 대통령이 영장심사 도중 판사로부터 딱 하나 받았다는 질문인, 비상입법기구 관련 내용도 적혀있었는데요.
윤 대통령은 이 역시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썼는지, 자신이 썼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답했죠.
먼저 이준희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고 좀 더 물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기획재정부장관'이라는 제목에 지시 사항 3개가 있습니다.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안에 충분히 확보해 보고하고 국회 관련 자금을 완전 차단하고, 국가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라고 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최상목 당시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은밀하게 건넨 문건을 검찰이 확보한 겁니다.
[최상목/당시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달 17일)]
"주머니에 들어 있어서 제가 그걸 차관보에게 가지고 있으라고 했고요. 계엄을 전제로 한 조치사항 같은 것으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건 실물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헌법상 아무런 근거가 없는 비상입법기구를 만들려고 나랏돈까지 끌어 쓰려고 했던 문건은 비상계엄의 국헌문란 목적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꼽힙니다.
관련 증언도 많습니다.
[윤인대/기획재정부 차관보 (지난달 17일)]
"제 소관이 아니라서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납니다만 계엄 관련된 예비비 관련 재정자금 확보 이런 정도로…"
검찰은 문건에 나온 비상입법기구가 전두환 군사반란세력이 국회를 해산한 뒤 만든 '국가보위입법회의'를 본떴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국가보위입법회의는 정치인 활동 규제 등 신군부 입맛에 맞는 온갖 악법들을 통과시키며 전두환 정권 장악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MBC가 확보한 문건을 계엄포고령 문건과 비교해 보면 비슷한 게 많습니다.
제목 아래 밑줄이 그어져 있고, 문장은 동그라미로 시작합니다.
계엄포고령은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이 초안을 작성했고, 윤 대통령이 검토, 승인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입니다.
비상계엄을 주도한 윤 대통령이 책임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편집 :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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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준희
[단독] '최상목 문건' 실물에 '비상입법기구'‥포고령과 형식도 비슷
[단독] '최상목 문건' 실물에 '비상입법기구'‥포고령과 형식도 비슷
입력
2025-01-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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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1-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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