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 내란사태의 핵심인물인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은 심판정에서 처음 마주쳤을 때는 서로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이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긴 대통령을 앞뒤가 안맞는 논리로나마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자,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의 증언에 호응하듯 고개를 끄덕였고, 서로 맞장구를 치기도 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의 핵심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김 전 장관이 체포된 지 46일 만에 서로 대면한 셈인데, 심판정에 따로 가림막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처음엔 눈도 마주치지 않았지만, 신문이 시작되면서 기류가 달라졌습니다.
김 전 장관은 손가락까지 꼽아가며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방탄·탄핵·특검, 오직 3가지에 매몰돼 있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고 말했습니다.
"계엄 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쳤다", "계엄군에게 실탄은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 윤 대통령 주장과 똑같은 증언이 이어지자, 귀를 기울이던 윤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도 자주 포착됐습니다.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이자 최측근인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습니다.
"평소 윤 대통령이 하루 24시간을 거의 국가·국민·민생만 생각하시는 분"이라며, "이런 생각을 하시다 보니, 정치 상황이 좀 어려우면 감정도 기복이 올라가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신문에 나선 윤 대통령의 질문에도 김 전 장관은 적극적으로 답변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포고령에 포함된 '미복귀 전공의 처단' 조항을 보고 "전공의 이런 걸 왜 집어 넣냐, 웃으면서 놔뒀는데 그 상황은 기억하냐"고 묻자, "말씀하시니까 기억난다"고 김 전 장관은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돌연 "사실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회 측 신문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그럴 경우 일반적으로 판사는 증인의 신빙성을 낮게 평가한다"는 경고가 주어지자 신문에 응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약 2시간 반 동안의 증인 신문을 마친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고, 윤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법원은 김용현 전 장관 측이 낸 보석 청구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김두영 / 영상편집: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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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홍의표
법정서 만난 윤석열-김용현, 눈길도 안 주더니 약속이나 한 듯 '맞장구'
법정서 만난 윤석열-김용현, 눈길도 안 주더니 약속이나 한 듯 '맞장구'
입력
2025-01-2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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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1-2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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