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왜구에 약탈당했다가 국내로 들어왔던 고려시대 불상이, 재판 끝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반환하기 전에, 최초로 불상이 봉안된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100일 동안 일반에 공개된다고 하는데요.
최기웅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가부좌를 틀고 앉은 관음보살이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수인을 맺은 손은 손톱과 손금까지 세세하게 표현됐습니다.
고려 시대에 제작된 금동관음보살좌상입니다.
이 불상은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일반에 공개된 뒤 일본 대마도 관음사로 돌아갑니다.
[다나카 셋코/일본 대마도 관음사 전 주지]
"(고려 시대) 그 불상을 만든 신자들의 자손이 다시 참배가 가능하다는 것이 굉장히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음사에 있던 이 불상은 지난 2012년 절도범이 훔쳐 국내로 들여왔다가 붙잡히며 검찰에 몰수됐습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고려 시대인 1330년쯤 부석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했다는 사료가 발견됐습니다.
왜구에 약탈 된 것으로 추정돼 부석사가 소유권을 주장했지만 재판 끝에 지난 2023년 일본 관음사의 소유로 결론났습니다.
이후 한일 불교 당국은 단기대여협정을 맺고 일본에 반환하기 전 부석사에 1백일 동안 봉안하기로 했습니다.
왜구에 약탈 된 지 약 647년 만에 귀향한 겁니다.
[이경옥/충남 서산시 읍내동]
"1백 일 동안 저희가 모셔서 반가움도 있지만 다시 (일본으로) 가게 돼서 많이 아쉽습니다."
소유권 재판 과정에 참여한 부석사 측은 대마도에만 150여 점의 불상이 있다며 환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우 스님/충남 서산 부석사 주지]
"대마도 섬에 가둬놓기보다는 여러 가지 활용 방법이 있다면 한국과 일본이 서로 우호 증진의 입장에서 교환 전시회도 하고…"
금동관음보살좌상은 특수강화 유리 진열장과 열 감지기 등 엄중한 보안 속에, 부석사에서 '부처님오신날'인 오는 5월 5일까지 일반에 공개됩니다.
MBC뉴스 최기웅입니다.
영상취재: 김준영(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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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최기웅
고려 불상 6백 년 만의 귀향‥100일간 일반 공개
고려 불상 6백 년 만의 귀향‥100일간 일반 공개
입력
2025-01-24 20:28
|
수정 2025-01-2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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