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계엄의 밤' 54일 만에‥현직 대통령 첫 구속기소

◀ 앵커 ▶

이제 현직 대통령이 내란 수괴죄로 법정 피고인석에 서게 됐는데요.

모든 사태의 시작은 작년 12월 3일, 누구도 예상 못 한 비상계엄 선포였습니다.

이후 탄핵소추와 현직 대통령의 체포, 구속 등 헌정사상 초유의 일들이 벌어졌는데요.

비상계엄부터 오늘 기소까지 54일의 기록을 김민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0분경.

예정에 없던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가 생중계되기 시작했습니다.

전쟁도, 비상사태도 아닌데,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해 12월 3일)]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포고령이 발령됐습니다.

정치활동은 물론 언론과 집회, 헌법상 기본권을 통제한다는 겁니다.

경찰은 국회 문을 가로막았고, 계엄군은 헬기를 타고 국회에 진입했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의원]
"국회의원이 국회에 못 들어가는 게 말이 돼!"

의전서열 2위 국회의장은 담을 넘었습니다.

가까스로 의원들 190명이 모여 계엄 해제 요구를 의결했고, 헌법대로 계엄이 해제되며, 하룻밤 폭풍이 나라를 휩쓸었습니다.

그리고, 후폭풍이 시작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회 탓, 야당 탓을 하며 계엄이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해 12월 12일)]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입니까?"

국회는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나섰지만,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은 이를 막아섰습니다.

국민의 대표들이 손을 쓰지 못하자, 국민들이 거리로 나서 어둠을 밝혔습니다.

[우원식/국회의장 (지난해 12월 14일)]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싹 다 잡아들여라", "의원들을 끌어내라"

계엄의 밤에 대해 입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예비역 장군 무속인이 롯데리아에서 계엄을 기획했다" 믿기 힘든 사실이었습니다.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던 윤 대통령은 수사기관의 요청도, 법원이 발부한 영장도 무시한 채, 한남동 관저에 성을 쌓았습니다.

"끝까지 싸우겠다" 버텼습니다.

하지만, 성벽은 내부에서 무너졌고, 비상계엄 43일 만에 대통령 윤석열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로 체포됐습니다.

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 체포에 이어, 사상 첫 현직 대통령의 구속.

폭도로 돌변한 지지자들은 영장을 발부한 법원에 난입해 기물을 때려 부쉈습니다.

누구도 예상 못 한 현직 대통령 수사를 두고 수사기관조차 혼선을 거듭했고, 법원은 구속 기한을 연장해 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기소.

비상계엄 선포 54일 만에,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으로, 구속 상태로 형사 법정 피고인석에 세워지게 됐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서현권 / 영상편집: 이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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