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치권에서 최근 "승복"이란 말을 두고 여야가 거센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당연히 수용할 텐데, 아무리 봐도 상대방은 불복할 것 같다고 의심하면서 날 선 말들을 주고받고 있는 건데요.
야당에선 정작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당사자, 윤 대통령은 왜 승복을 말하지 않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벌어진 '승복'을 둘러싼 논쟁을 신수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심리가 한창이던 지난 2017년 2월, 당시 여야 4당은 미리부터 "헌법재판소 판단에 승복하자"고 합의했습니다.
[정우택/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7년 2월)]
"헌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가 국회 차원에서 각 당마다 승복하는…"
자칫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운동이 일어나 혼란이 벌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가 커지자, 정치권이 미리부터 불씨를 없앤 겁니다.
8년 뒤 다시 현직 대통령이 탄핵소추됐습니다.
"파면이다", "기각될 거다" 여야의 상반된 구호는 8년 전과 비슷하지만, "어떤 결정이든 승복하자"는 합의 같은 건 빈말조차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서로 상대가 승복하지 않고 불복할 거라고 의심하며, 날 선 말들만 주고받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대통령 탄핵 선고에 대해 과연 승복할지 의문입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제발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8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격화된 진영 갈등.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론을 단정 짓고, 그 결론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서 오히려 불씨를 키우고 있는 겁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각하라는 결정이 나오기 때문에 당연히 승복할 거다… 저는 각하 외에 다른 결정이 나올 수 없다라고 봅니다."
[조승래/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무능한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파면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시라도 빨리…"
심지어 불복을 넘어 폭력을 선동하는 말이 버젓이 현역 국회의원 입에서 나왔습니다.
[서천호/국민의힘 의원(3월1일, 출처: 유튜브 '매일신문')]
"공수처, 선관위, 헌법재판소… 모두 때려 부숴야 합니다, 쳐부수자."
탄핵심판은 3심제인 일반 재판과 달리 단심제여서, 법적으로 불복할 수 없습니다.
야당들은 사태를 촉발시킨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겸허하게 '승복'을 약속할 일인데, 야당에게 승복을 요구하는 걸 두고 황당하다는 분위기입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진짜 당사자는 윤석열입니다. 자기 살고 김건희 살리자고 이 난리를 만든 당사자 아닙니까?"
[황운하/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소속 정당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데 대해 국민께 석고대죄하고…"
불복할 방법이 없다는 건 법률가인 윤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윤 대통령은 아직 공개적으로 '승복'을 약속하거나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용, 김신영 / 영상편집: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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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신수아

정치권 "승복 약속해라" 신경전‥정작 당사자 윤석열은?
정치권 "승복 약속해라" 신경전‥정작 당사자 윤석열은?
입력
2025-03-18 20:04
|
수정 2025-03-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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