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형

'체리따봉'과 '폴더인사'‥'부하' 취급당한 여당 바른말 못 했다

입력 | 2025-04-04 20:41   수정 | 2025-04-0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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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호 당원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기까지, 국민의힘은 중요한 고비마다 민심보다 ′당심′을, 무엇보다 ′윤심′을 따랐습니다.

파면 결정까지 나고 나서야 ″책임을 통감한다″고 하지만, 12.3 비상계엄 이후에도 국민의힘이 골몰한 건 윤 전 대통령 감싸기였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국민의힘의 지난 3년을 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22년 7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두 달 만에, 여당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징계를 받고 쫓겨났습니다.

대선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지만, 정계 입문 때부터 윤 전 대통령과 기싸움을 벌이다, 결국 밀려난 모양새였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친윤핵심 권성동 의원에게 ″내부총질이나 하던 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번번이 당 대표는 친윤계가 차지했고, 급기야 윤 전 대통령의 검사 시절 최측근인 한동훈 전 대표가 당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믿었던 한 전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을 지적했습니다.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지난해 1월)]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대통령실은 대놓고 ″나가라″고 요구했고, 한 전 대표는 90도로 허리를 숙였습니다.

이른바 ′체리따봉′ 이모티콘, 그리고 ′90도 폴더인사′

윤 전 대통령과 여당 국민의힘의 수직적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대통령이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대통령이 부하처럼 여겼던 여당은, 감히 대통령의 위헌에 맞서지 못했습니다.

고작 18명이 계엄 해제를 요구했을 뿐입니다.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지난 2월)]
″표결에는 제가 국회 현장에 있었더라도 참여하지 않았을 겁니다.″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은 거부했고, 대통령이 잘못한 거라고 말한 당 대표는 쫓겨나듯 물러나야 했습니다.

여당은 윤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되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면서도, 또, 다시 친윤계 일색 지도부를 꾸렸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체포 위기에 놓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길거리로 나섰고, 지도부는 대통령 방어를 위한 억지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1월)]
″바로 어제 체포당한 대통령을, 오늘 우리 손으로 특검법을 발의해서 수사하겠다고 하는 것이, 정치 이전에 한 인간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을…″

윤 전 대통령은 야당은 적으로 대하고 여당은 부하로 여겼습니다.

직언을 하기도 어려웠고, 직언을 듣지도 않은 윤 전 대통령은 결국 파면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이른바 ′1호 당원′ 윤석열을 제명하거나 징계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용 / 영상편집: 문명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