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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의사' 하고 싶은데‥은퇴 병원장도 망설이는 속사정

'시골 의사' 하고 싶은데‥은퇴 병원장도 망설이는 속사정
입력 2025-04-28 20:43 | 수정 2025-04-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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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농어촌 같은 의료 사각지대의 틈을 메워온 공중보건의들이 계속 줄면서 지역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정부가 은퇴한 고령의 의사들을 지역과 연결해 주고 있는데, 가고 싶어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의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제은효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북 정읍의 고부보건지소.

    공중보건의가 전역한 뒤 2년 넘도록 의사가 없어 환자들도 발길을 끊었지만, 요즘엔 매일 스무 명 넘게 찾아옵니다.

    "<오늘은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감기, 감기몸살인가… <한 달 전에 또 했는데 또 걸렸어요?> 또 걸렸어요."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에서 30년 넘게 일하다 정년퇴직한 68살 임경수 씨가 지난해 11월 보건지소장으로 부임한 뒤부터입니다.

    [임경수/전북 정읍 고부보건지소장]
    "행복 지수가 너무 높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시장님한테 '보건지소도 빈 데가 많은데 제가 갈 자리 마련해 주면 내가 월 3백만 원 받고라도 남겠다'…"

    약국도 없어 감기만 걸려도 멀리 읍내까지 가야 했던 주민들의 불편도 사라졌습니다.

    [김막래/주민 (75세)]
    "웬만하면 참으면서 진통제 사다 놓고 먹고 그랬어요. (지금은) 갑자기 아프면 오고 너무 좋아요."

    ***

    이같은 지역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는 '시니어 의사제도' 지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대학병원 등에서 10년 넘게 일한 60세 이상 의사들을 고용하는 지역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 6개월치 급여를 지원하는 겁니다.

    최근 문을 연 '시니어 의사 지원센터'엔 의사들의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지만, 걸림돌은 급여와 주거 문제입니다.

    [오영아/국립중앙의료원 시니어의사지원센터장]
    "내가 가면 혹시 생활 여건이나 이런 게 지원이 되는가, 이런 부분들도 굉장히 많이 궁금해 하시죠. 그런 것까지는 지원을 못 해드리는…"

    특히 사립의대 강단에 섰던 의사들의 경우 보건소 공무원으로 일하면 사학연금을 못 받게 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임경수/전북 정읍 고부보건지소장]
    "놀면 (사학연금이) 470만 원 나오는데 여기서 사회공헌하고 봉사활동하면 3백만 원밖에 안 주니까 이게 너무 큰 모순 같아요."

    은퇴한 걸로 파악되는 60~70대 의사들은 전국에 3천 명 정도.

    작년 6월 기준 공보의가 필요한 전국 1천223개 보건지소 중 의사가 없는 곳은 46%였고, 지금은 인력난이 더 심해졌을 걸로 보입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 김민승 / 영상편집 : 박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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